| 한국전력공사가 3년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20암페어시(Ah)급 차세대 2차전지. 한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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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015760)공사가 최근 리튬 대신 망간을 써서 가격을 절반 수준을 낮추고 화재 위험도 줄인 차세대 이차전지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차전지는 외부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드는 제품이다.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IT기기는 물론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쓰인다.
현재는 주로 리튬이온전지를 이차전지로 활용하고 있다. 기존 납축전지보다 유해물질 배출이 적고 에너지 밀도(단위 부피당 저장하는 전기에너지 양)가 높으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도 전지 용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리튬이온의 이동 통로가 되는 전해질이 주로 불이 붙기 쉬운 인화성 유기물이어서 화재 우려가 있고 핵심소재인 리튬이 볼리비아와 칠레 등 남미 일부 지역에만 있어 원재료 수급 불안정과 함께 비용 부담이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한전은 이 같은 리튬이온전지의 안전·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부터 리튬 대신 망간(Mn)을 활용한 이차전지 개발에 착수했고 이 결과 이달 국내 최초로 망간을 이용한 20암페어시(Ah, 1암페어의 전류가 1시간 흘렀을 때의 전기량)급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까진 대용량화가 어려워 국내에선 1Ah 이내의 망간 2차전지밖에 없었다. 20Ah급 이차전지는 현재 전동킥보드에 쓰이는 수준이다. ESS에 들어가기 위한 최소 용량이기도 하다.
망간은 지구에서 12번째로 풍부한 원소로 조달 비용이 리튬보다 낮다. 동일 용량 대비 제품 가격이 절반 수준이어서 국내 ESS용 리튬이온 전지를 망간 이차전지로 모두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총 25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또 전해질 역시 불이 붙지 않는 수용액을 쓸 수 있어 화재 위험도 적다.
한전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이차전지가 ESS 활성화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