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맞고 항암 신약개발 나선 엠지메드…M&A 실탄 확보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엠지메드 226억원에 인수
300억 조달해 바이오 벤처 추가 인수…신약 특허 확보 목적
명지병원 인프라와 특허기술 접목해 내년 신약 임상 진행
  • 등록 2017-11-01 오전 10:15:56

    수정 2017-11-01 오전 10:15:56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분자진단업체인 엠지메드(180400)가 새로운 최대주주를 만나 항암신약 개발에 나선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엠지메드 최대주주가 마크로젠에서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이사장으로 바뀌었다. 이 이사장은 마크로젠이 보유하고 있던 엠지메드 주식 155만9550주를 주당 1만45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대금 226억원 가운데 10%는 계약금으로 지난달 30일 지급했고 잔금은 다음달 13일 임시 주주총회가 끝나고 지급한다. 지난 2001년 설립한 엠지메드는 신생아와 태아 등을 대상으로 분자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엠지메드는 내년 신생아 질병을 진단하는 DNA칩의 중국 임상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관련 시장은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엠지메드를 인수한 뒤에 항암신약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벤처기업도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자금 계획도 이미 세웠다. 엠지메드는 명지항암호라이즌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한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추가로 250억원을 모집한다. 명지항암호라이즌과 시너지투자자문이 투자자로 나섰다. 명지병원은 이전부터 미국 바이오 벤처 인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조만간 구체적인 인수 건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로 확보한 특허 기술은 명지병원 암 백신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상용화한다. 명지병원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환경독성시험(GLP) 및 우수의약품제조(GMP) 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등에서 항암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1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의 항암 신약 개발 의지는 신규 이사진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장우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부원장을 비롯해 이경숙 명지병원 케어디자인센터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효석 명지병원 간센터장과 박상준 명지병원 연구부원장, 오연목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교수 겸 융합의학센터장 등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특히 이효석 센터장은 `간암 치료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국내 최고의 간 질환 석학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15년 3월 서울의대를 정년퇴임하고 명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명지병원 간센터는 간 치료와 관련한 국제 심포지엄을 꾸준하게 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간 이식 후 조절 T-세포(regulatory T-cell)를 이용해 면역 관용을 유도하는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엠지메드를 인수하기 전인 지난 9월 아시아항암바이러스협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신라젠과 바이로큐어 등 항암 신약 개발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 첫 항암 바이러스 관련 협회로 연구자, 기업, 자본가 등을 연결해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했다. 이 이 사장은 협회를 창립한 뒤 “국내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이 항암바이러스 치료분야에서 주도권을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임상·투자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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