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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수익 조진영 기자] 첫 기자출신 총리 후보로 ‘깜짝’ 발탁됐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명 14일 만인 24일 자진 사퇴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예고한 오전 10시 정각 정부서울청사 3층에 마련된 종합브리핑실에 도착, 연단에서 인사를 한 뒤 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떼며 그동안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느껴온 소회를 먼저 밝혔다. 이후 “외람되지만 감히 몇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총리 지명 직후부터 불거진 자신의 역사관 논란을 거듭 해명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요구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난 점을 겨냥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며, 힘줘 말했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총 7번 사용했다.
아울라 역사관 논란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교회강연과 관련해서는 ‘신앙의 자유는 소중한 기본권’이라고 반박했고,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로 추정된다고 밝힌 자신의 조부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창에 ‘문남규 삭주’를 검색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준비된 회견문을 읽어내려가던 문 후보자는 회견 말미에 6초 가량 눈을 살짝 감고 침묵한 뒤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그가 이날 ‘사퇴의 변’으로 준비한 회견문은 200자 원고지 11장 분량이었다. 지난 5월 ‘전관 예우’논란 속에 자진사퇴한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회견문이 원고지 2.7장이었던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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