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주택차압 재개로 집값 하락 우려

2월 주택지원책 발표 후 유예기간 종료
경매 매물 증가해 부동산 시장에 부담
은행들도 부실대출 상각으로 손실 전망
  • 등록 2009-04-15 오후 3:11:43

    수정 2009-04-15 오후 3:14:35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미국 은행들이 모기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고객들의 주택을 차압하고 나섬에 따라 집값 추가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패니메이, 프레디맥 등 미국 주요 은행 및 모기지업체들에 의한 주택차압이 최근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은행은 그동안 정부 정책 추이를 지켜보며 고객들의 모기지 상환을 유예해줬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주택지원책을 발표한 후 유예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총 2750억달러 규모의 주택지원책을 발표했다. 특히 국민들의 주택차압 해소를 위해서는 750억달러를 투입, 총 900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경매 매물로 나온 주택
이같은 정책에 따라 은행들은 정부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900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고객들을 선별, 주택을 차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주택차압이 증가함에 따라 경매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집도 늘었다. 이는 집값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출실태 조사업체인 LPS어플라이드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감소세를 나타냈던 주택 경매는 올 들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경매의 전단계인 경매등록 고지 건수가 지난달 3만3178건을 기록, 전월대비 80% 증가했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자산운용 리서치부문 이사는 "올해 210만개 이상의 가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을 잃을 것"이라며 "집값은 1월 수준보다 22~27%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은행들 역시 고객들의 미상환 부실 대출을 상각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프레드릭 캐넌 키프브루에트우즈 애널리스트는 "주택차압 유예 종료는 은행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유예 기간 동안 현실화되지 않았던 부실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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