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사업권 장사 논란’ 새만금 풍력사업 양수인가 철회 착수

허위서류 제출에 결국 지분변경 계획도 이행 못해
경찰 수사 의뢰도 검토…재발방지 위해 제도 개선
  • 등록 2022-11-16 오전 11:00:00

    수정 2022-11-16 오후 8:58:35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전북대 S교수 일가가 사업권을 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낳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새만금 4호 해상풍력발전 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인가 철회 절차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들이 이 과정에서 허위자료도 제출했다고 보고 경찰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기로 했다.

새만금해상풍력단지 조감도 (사진=새만금개발청)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부 전기위원회 사무국을 비롯한 전문가 조사단 사실조사 결과, 이 사업과 관련해 5건의 위반사항을 확인했다며 내달 여는 전기위원회 본회의에 인가 철회안을 상정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산업부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S교수는 본인이 최대주주인 ㈜새만금해상풍력을 통해 2015년 12월 산업부로부터 새만금 4호 해상풍력발전 사업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엔 이 사업권을 특수목적법인(SPC) ㈜더지오디로 넘겼고, 올 8월 이곳 주식 84%를 5000만달러(약 662억원)에 태국계 기업인 유한법인 조도풍력발전에 넘긴 후 산업부에 주식취득 인가신청을 했다. 결국 자본금 1000만원으로 만든 더지오디가 처음에 따낸 사업권 만으로 1000배 이상의 시세 차익을 보게 된 것이다.

산업부 전기위원회는 앞선 9월 본회의에서도 조도풍력의 더지오디 주식취득 인가신청 관련 자료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심의 연기를 결정했는데, 이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체 조사단을 꾸려 사실 확인에 나섰다.

산업부 조사 결과 조도풍력발전이 더지오디 지분을 인수하겠다며 낸 신청서에 여러 위반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다.

더지오디는 우선 새만금해상풍력으로부터 사업권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낸 지분변경 계획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KB자산운용(33%), 한국수력원자력(14%), 엘티삼보(10%), 제이에코에너지(6%) 등의 지분투자를 받겠다고 했는데, 이들 기업 모두 이 계획에 불참하거나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더지오디는 오히려 S교수가 최대주주로 있는 ㈜새만금해상풍력이 지분 44%를 산업부 전기위 인가 없이 취득하며 최대주주가 됐고, 역시 산업부 인가가 나기도 전에 지분 84%를 조도풍력발전에 넘겨놓고, 사후에 ‘취득 예정’이니 이를 인가해달라며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

산업부 조사단은 이보다 앞서 새만금해상풍력이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이 사업권을 넘기는 과정에서도, 새만금해상풍력 주주 현황을 허위 신청하고 사전 개발비를 부풀려 제출한 것으로 판단했다. 새만금해상풍력은 발전사업 허가 신청 때 S씨 지분이 100%라고 했으나 이후 S교수를 비롯한 S씨 일가가 참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고, 회사는 당시 최대 주주를 확인할 수 있는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또 새만금해상풍력은 사업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사전 개발비가 145억5000만원 들었다고 했으나 조사단은 실제 들어간 비용을 제출한 액수의 약 70%인 98억9000만원 수준으로 판단했다.

(표=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는 더지오디가 새만금해상풍력으로 넘겨받은 사업권 인가 자체를 철회키로 하고 이를 더지오디에 사전 통지키로 했다. 또 이달 말 청문 절차를 거쳐 내달 중 전기위원회 본회의에서 확정 여부를 결정한다. 더지오디의 사실상 유일한 가치인 새만금 해상풍력발전 사업권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산업부는 또 이들 기업이 허위자료 제출로 전기위 심의를 부당하게 방해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경찰에 수사 의뢰도 검토키로 했다. 고발 검토 대상은 새만금풍력발전과 더지오디, 조도풍력발전 3곳이다.

산업부는 이와 함께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발전 사업권 인가 과정에서 주요 사항 미이행 땐 허가를 취소하는 등 제재 규정을 신설하고 사후 관리도 강화키로 했다. 또 이번처럼 실제 사업 추진 역량이 없는 사업자가 사업권을 확보해 큰 이익을 보는 것을 막고자 허가 심사기준도 강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전기위 사무국 인력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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