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허브 지지' 레토릭으로 보기엔 큐어백 韓CMO 절실

큐어백, 현 상태면 유럽 공급만 가능
GMP급 CMO 대부분 여타 백신제조사 선점
백신 글로벌 공급위해선 한국 CMO 절실
위탁생산 방식엔 '충진·포장 VS 원액' 팽팽
  • 등록 2021-06-17 오전 10:33:04

    수정 2021-06-17 오전 10:33:53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독일 큐어백(CureVac)의 ‘한국 백신허브’ 지지 발언은 정치적 수사를 넘어 실제 국내 백신 위탁생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큐어백은 오는 8월경 화이자·모더나에 이은 3번째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코로나 백신을 출시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한 호텔에서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최고경영자(CEO)와 화상면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 화면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16일 독일 큐어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CVnCoV’를 3만 5000명을 대상으로 임상 2b/3상을 진행 중이다. 큐어백 백신 개발 파트너사는 독일 바이엘(Bayer)사와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다.

유럽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큐어백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이 “큐어백 백신 아시아·태평양 생산 거점으로 한국을 우선 고려해달라”는 주문에 큐어백 최고경영자(CEO)가 “백신허브 구상을 지지한다”고 화답하면서 한국이 큐어백 백신의 유력한 위탁생산지로 떠올랐다.

위탁생산 선택지는 한국뿐

큐어백의 화답을 단순 ‘레토릭(정치적 수사)’로 간주하기엔 큐어백 입장이 너무 절박하단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어백 현재 생산 규모로는 유럽은 커버 가능하지만 글로벌 공급엔 한계가 있다”며 “큐어백 백신 글로벌 공급을 위해선 원액 생산과 충진·포장 등 완제 위탁생산 해야 되는데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이 cGMP, eGMP급 알짜배기 위탁생산사(CMO)는 대부분 선점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큐어백 입장에선 한국 외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부연했다.

큐어백은 올해 최대 3억 회분, 내년에 최대 10억 회분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큐어백 백신이 1인당 2회 접종이 필요하단 측면에서 내년 말까지 6.5억 명분(도즈) 공급에 그친다.

큐어백은 CEPI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4230만 달러(473억원)를 지원받았고, CEPI의 최대 후원자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으로부터 6000만 유로(813억원)를 지원받았다. 현 상태면 큐어백은 CEPI에 백신 공급 여력도 충분치 않다는 계산이다. CEPI는 파트너사로부터 최소 20억 도즈 분량의 백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회계·경영컨설팅업체 ‘BDO(Binder Dijker Otte)’는 배양액 기준으로 한국 CMO 총생산량이 38만5000ℓ로 미국 48만6000ℓ에 이은 세계 2위로 집계했다. BDO는 미국이 CMO 생산 능력에 부족할 경우, 한국이 글로벌 제약사 위탁생산 주문을 받을 수 있는 다음 순위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내년부턴 합성항원 방식 웨이브(Wave2) 백신이 출시돼 큐어백 입장이 다급해졌다는 진단이다. 합성항원 방식 코로나19 백신은 효과 우수성은 물론 높은 생산 수율에 따른 저렴한 가격, 상온 보관이 가능한 유통 편의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내년 1분기에 사용 승인신청하고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CEPI는 ‘긴급 웨이브1’ 백신으로 모더나, 화이자·바이오앤텍, 존슨앤존슨(얀센), 아스트라제네카 5종을 선정했다. ‘후속 웨이브1’ 백신으로는 큐어백, 사노피, 노바백스 3종을 지정했다. ‘웨이브2’ 백신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백신이 있다.

충진·포장만 vs. 원액...‘갑론을박’

큐어백 위탁생산 방식을 두고는 ‘갑론을박’이다.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과 달리 mRNA 원액 생산에 대규모 시설이 필요치 않아 충진·포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어백 백신은 화이자·모더나 백신보다 mRNA 사용량이 가장 적다”며 “동일용량의 mRNA 원액으로 모더나는 1억 도즈, 큐어백은 8억3000만 도즈를 만들 수 있다. 백신 원액은 독일 바이엘에서 생산하고 한국엔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처럼 충진·포장만 위탁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mRNA 원료 생산은 효소 기반의 무세포(cell-free)제조 방식이기 때문에 2~10ℓ 규모의 소규모 리액터로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mRNA 생산 수율은 5㎎/㎖로 큐어백 백신 1도즈당 12㎍를 5ℓ 규모 리액터에서 1배치 생산 시 200만 도즈 생산이 가능하다. 연간 1만ℓ 효소 반응을 하면 50㎏의 mRNA 원액 추출이 가능하고 40억 도즈 분량의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백신당 mRNA 원액 사용량은 모더나 100㎍, 화이자 25㎍, 큐어백 12㎍이다.

일각에선 한국이 mRNA 백신 제조에 필요한 △합성 △정제 △여과 △조성 △충진 △포장 등 6단계 제조공정 기술과 시설을 모두 확보하고 점에서 완전 위탁생산을 실시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을 내놨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스위스 제네반트(Genevant)사로부터 mRNA 전달체 기술(LNP)을 이전받아, 통상 10~12개월 소요되는 mRNA 백신 기술이전 기간을 1~3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며 “또 ‘5프라임캡핑(5’-Capping)‘ 확보로 mRNA 합성부터 조성까지 1~4단계까지 처리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mRNA 백신 CMO는 운영기술 확보와 LNP 특허 이슈 해결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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