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중국 내 실험실 자체 개발 검사(LDT)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기관과 지난해부터 폐암 진단 제품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 임상 결과를 확보하면 중국식품의약국(CFDA) 품목 허가를 받기 전 제품 판매에 들어갈 수 있다.” 김태선 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BMT) 대표(사진)는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폐암 조기 진단기기의 중국 출시 계획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중국 내 폐검사 건수에 제품 공급가 회당 40달러를 적용하면 중국의 폐암 진단 시장의 규모는 약 34억5000만달러(3조8000만원)로 추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태선 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 대표.(사진=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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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는 혈액으로 폐암을 초기 단계인 1기부터 검출해낼 수 있는 진단제품을 개발했다. 폐암은 다른 부위로 전이가 쉽고 별다른 증상이 없어 3~4기까지 진행된 후에야 대부분 발견된다. 폐암을 1기에 발견하면 생존률은 35% 정도지만 3~4기가 되면 6%까지 떨어진다. 기존 폐암 검진에 주로 쓰이는 흉부엑스선 촬영의 민감도(폐암인 사람을 폐암으로 판결하는 척도)는 54%, 양성 예측률(실제 폐암이 걸렸을 확률)은 7.5% 수준이고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DCT)은 민감도 61.9%, 양성 예측률 35.7% 정도다. 때문에 의료현장에서는 보다 정밀하게 암질환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진단기기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는 몸에서 암이 자랄 경우 높아지는 오토항체(자가항체) 수치를 미세한 단위까지 측정해내는 기술을 확보했다. 해당 기술은 2011년 영국 왕립학회지인 Chemical Communications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회사는 이를 암의 조기진단에 접목, 폐암 진단기기 민감도를 84.7%, 양성 예측률을 89.6%까지 끌어올렸다. 김 대표는 “병원에서 LDCT 검사와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 중”이라면서 “LDCT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들을 진단기기로 테스트 하면 (암환자가 아님에도)다음 검사단계로 진입하는 사람들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때처럼 혈액을 체취한 후 시간 당 6명까지 분석할 수 있어 진단과정도 기존 기기와 비교해 간편하다.
| 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 연구실 내부.(사진=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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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연내 인허가 완료를 기대하고 있다. 송금수 연구소장은 “1월내 임상시험 진행해 2월 중에는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국내 인허가가 완료되면 2022년에는 의료보험 수가를 확정해 국내 판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도 폐암 진단기기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폐암 진단기기와 관련한 올해 국내 목표 매출은 5억원 정도이며 의료보험 등재가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2~3배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주요 타깃시장인 중국에서는 올해부터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캐피탈 바이오텍과 협력해 임상 평가가 완료되는 2월부터 현지 제품 판매를 시작하고 연간 400만 달러(44억원) 규모의 제품 수출을 할 계획”이라면서 “인허가가 완료되는 2024년부터는 매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폐암 진단기기 외에 바이오메트릭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심혈관질환 진단기기는 국내 신의료기술 인증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다. 중국에서는 품목 허가를 진행 중이며 향후 푸싱 메디치와 향후 5년간 4000억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에서는 오는 2월 코로나19 진단기기의 제품 평가가 완료돼 올해 14억원의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에도 코로나19와 폐암 진단기기 제품 등록을 마무리, 올해 각각 4억원, 10억원 규모를 수출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남춘천산업단지에 사업테스트까지 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5~7월 완성된다”면서 “3년 안에 순이익 400~500억원을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