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경기 모멘텀의 무게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경기 회복을 이끌던 미국은 경기 확장 속도가 완만해지는 반면 중국은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경기지수가 반등하며 2분기 바닥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개선이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를 위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중국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평가했다.
◇ 中경기, 돌아설까?
중국 경기를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부의 정책기조다. 중국정부가 지난 2008년과 2010년 긴축 정책을 시행한 탓에 경기 반등이 무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작년 11월말 중국의 정책 스탠스가 부양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말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경기부양 기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정책은 한번 전환되면 상당기간 유지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이번 부양정책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이달 초 중국 인민은행의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경기 모멘텀이 강화되는 과정에서의 지준율 인하는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 유동성 확대 및 대출 증가를 통한 경기 모멘텀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中소비모멘텀 강화 국면
중국 정부는 지난 2일(청명절)부터 다음달 4일(노동절)까지의 기간을 소비촉진기간으로 지정했다. 이 기간 동안 쇼핑센터 등에서 음식, 의류, 미용, 디지털제품 등 필수소비재에 대한 민간업체의 판촉활동을 촉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동차, 가전 등 친환경제품의 소비 판촉을 독려하고 가격할인, 온라인거래 및 신용거래를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신식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중국의 소비정책 시행시 실제 목표 수준보다 평균적으로 2~5%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올해 중국의 수요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에는 소비 모멘텀을 통해 중국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점차 완화될 것"이라며 "한 달간 진행되는 소비촉진의 날과 정책당국의 후속 소비부양조치 기대감 등이 소비 모멘텀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 수혜주는?
중국 경기 모멘텀이 회복되면서 중국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소비 관련주는 물론 전통적 중국 관련주인 화학, 철강주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박승영 연구원은 "중국 경기 모멘텀이 개선되면 국내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 업종의 이익 전망치 하향도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중국 경기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업황 센티먼트가 부정적이었던 화학 등의 업종으로 매기가 확산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 호전을 감안한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을 권고했다.
한편 신한금융투자는 시기별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소비촉진월을 맞아 음식료, 유통 등 현지 진출 기업에 우호적 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자동차와 유통, 일부 사치재 등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분기 중순 이후 경기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에는 석유화학 및 정제, 기계업종을, 재고조정과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될 하반기에는 철강, 운수창고 업종으로 관심을 확대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문화, 여가와 관련된 엔터투어리즘은 중장기적으로 수혜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본격적인 중국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3월 제조업 PMI 결과를 놓고 중국경기의 회복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한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재고 부담도 높은 상황으로 계절적인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중국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게는 단기호재로 인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