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연대 균열 속 바이든 "우크라 지원 중단하지 않을 것"

美 임시예산서 우크라 지원자금 빠져…기존예산은 한두달 내 고갈
'우크라 우방' 슬로바키아 총선선 친러 정당 승리
  • 등록 2023-10-04 오전 10:49:36

    수정 2023-10-04 오전 10:49:36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단 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미 의회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보류 등으로 우크라이나와 서방 간 연대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미 백악관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사진=AFP)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국·독일·일본·폴란드 등 주요 서방국가 정상들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정상과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중단되는 걸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도 “우크라이나를 지원을 위한 확고한 결의를 중심으로 대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유선회담을 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의회는 지난 30일 2024 회계연도 시작 직전 임시예산안을 통과, 연방정부 업무 중단(셧다운)을 모면했지만 초안과 달리 60억달러(약 8조원)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보류됐다.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를 요구하는 공화당 강경파를 달래기 위해서다.

백악관에 따르면 기존에 책정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한두달 내에 바닥날 상황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NSC)은 무기 공급이 단 하루라도 중단되면 전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에) 어떤 착오도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중단되면 유럽의 부담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유럽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전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은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미 의회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보류에 “매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연대를 자랑하던 서방진영은 최근 들어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1년 반 넘게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지지부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섰던 중도우파 진영이 패배하고 친러 사회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서방의 균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민당을 이끄는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탄약통 하나도 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같은 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우크라이나 정부가 헝가리계 우크라이나인들이 헝가리어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할 때까진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자국 농산물 수입을 막는다며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헝가리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한 것도 서방의 결속을 약화시키고 있다.

슬로바키아 싱크탱크 글로브섹의 알레나 쿠즈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유럽 전체에 퍼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하려는 정치인들에게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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