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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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8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기 위해선 트위터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테슬라 주식을 팔았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머스크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50만명 넘는 트위터 이용자들이 투표에 참여했고 58%가 주식 10% 매각에 찬성했다. 머스크는 1억705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0%는 210억달러(약 24조8808억원) 규모다. 머스크는 “나는 현금으로 월급을 받거나 보너스를 받지 않고 주식만 있다. 내가 세금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식을 파는 것”이라며 설문조사를 올렸다.
| 지난 6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올린 트위터 설문조사. 58%가 “주식 10% 팔아라”라고 답변(사진=머스크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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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추진 중인 ‘억만장자세’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반응을 살핀 것으로 해석된다. 억만장자세를 실시하면 억만장자들의 주식 가격이 오를 때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하지 않더라도 오른 만큼에 대한 세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어떻든 머스크가 이번 분기에 테슬라 주식 수백만주를 팔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급이 아니라 주가가 오르면 이득을 볼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고 일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는 2012년 스톡옵션을 받았다. 내년 8월에 만료되는 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테슬라 2286만주를 주당 6.24달러에 사들일 수 있다. 현재 테슬라 1주는 약 1222달러로, 머스크가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다.
옵션을 행사하기 전까지 머스크는 소득세를 내야 한다. 머스크 수준의 억만장자들은 임금을 받으면 소득세를 37% 내야 하며 순 투자세금 3.8%도 더해진다. 또 현재는 머스크가 텍사스로 거주지를 옮겼지만, 옵션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 거주할 때 승인됐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최고 세율인 13.3%도 더해진다. 즉 주세율과 연방세율을 합하면 머스크는 54.1%의 세금을 내야 하며, 규모로는 150억달러(약 17조7735억원)에 달한다.
어차피 주식을 팔아야 했던 머스크가 트위터에 설문조사를 올린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페이스북 전직 부사장 출신인 벤처 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트위터에 “우리는 트위터 여론이 250억달러짜리 동전 던지기 결과를 결정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세도피처 연구의 권위자인 가브리엘 주크먼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도 “세금을 내는 세계 최고 부자가 트위터 여론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날을 고대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