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mRNA 백신이 AZ 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더 효과적이다?

mRNA 백신이 AZ 보다 더 효과적? '절반의 사실'
1분기 예방효과 보고서 보니 접종 후 관찰기간에 따라 효과 달라져
mRNA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AZ 보다 더 효과적? '대체로 사실 아님'
예방의학 전문가 "연구 결과로 mRNA 일반화 할 수 없어"
감염내과 교수 "어떤 백...
  • 등록 2021-06-08 오전 11:29:54

    수정 2022-01-21 오전 9:34:04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Z(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체가 성능이 낮은 백신은 맞지 않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우리가 당장 AZ 백신 밖에 없으니까 맞는 거지,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 있으면 그게 낫지 않냐"며 "그냥 코로나에도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 면역력이 높은데 변이 바이러스에는 더더욱 mRNA 백신이 AZ 보다 좋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게시물에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의 정례 브리핑 내용을 첨부하면서 "화이자 백신의 경우 (두 번 완전 접종시) '인도 변이'에 대해 88%의 방어력, 그리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60%의 방어력을 보였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mRNA 백신의 성능이 더 뛰어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국내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mRNA 백신이 AZ 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더 효과적이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해보았다.

'mRNA 백신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에 더 좋다'고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 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


mRNA 백신, AZ 보다 코로나에 효과가 좋다? → '절반의 사실'

작성자는 'mRNA 백신이 AZ 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적이다'는 주장의 근거로 'mRNA 백신이 그냥 코로나에도 더 면역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이 더 효과가 좋고 이것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것.

결론적으로 mRNA 백신 중 하나인 화이자가 AZ 보다 코로나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백신 접종 후 2주 경과자에 대해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더 좋았다. 다만 백신 접종 후 관찰 기간을 다르게 했을 때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2주 미경과자에 대해서는 AZ 백신이 화이자보다 더 감염 위험을 낮추었다.

지난달 6일 질병관리청이 배포한 '2021년 1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대상자에서 예방접종 초기 효과 분석 결과'를 보면 mRNA 백신 중 하나인 화이자와 AZ 백신의 효과를 비교할 수 있다.

연구 대상자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올해 2월 26일부터 4월 8일까지 1차 접종을 완료한 76만 6103명으로 6만 680명은 화이자 백신을, 70만 5423명은 AZ 백신을 맞았다.

이때 백신 접종 후 관찰 기간에 차이를 두었더니 화이자와 AZ 백신의 효능이 다르게 나타났다. 먼저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지 않은 사람들을 분석했을 때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감염 위험은 82.8%, AZ 백신 접종자는 84.4% 감소했다. 즉 AZ 백신이 화이자 백신보다 좋은 효과를 보였다.

반면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난 다음 분석했을 때에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과 AZ 백신을 맞은 사람 각각 감염 위험이 100%, 90.8% 감소한 것. 따라서 백신 접종 후 시간이 더 흐른 후에는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AZ 백신보다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연구에는 한계도 존재한다. 우선 2회 접종이 필요한 백신의 효과 중 초기 효과만을 분석했다는 것. 따라서 관찰 기간이 늘어나 변수(2차 접종 여부, 감염 노출 가능성 등)가 생기며 효과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또한 AZ 접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이자 백신의 접종자 규모가 작은 것도 한계점으로 제시된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서는 분석 대상자를 확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에서 사용한 화이자를 작성자의 주장처럼 mRNA 백신 전체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것 역시 하나의 한계이다.

지난 5월 6일 질병관리청이 배포한 보고서에 따르면 AZ 백신의 경우 90.8%의 감염 감소를, 화이자 백신의 경우 100%의 감염 감소 효과를 보였다. (출처=질병관리청 홈페이지 갈무리)


mRNA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더 효과적이다? → '대체로 사실 아님'

우선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장대로 mRNA 백신이 AZ 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이 언급한 연구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작성자가 권 원장의 정례 브리핑 내용을 언급하며 mRNA 백신의 성능이 더 뛰어난 것이 아니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권 원장의 브리핑 내용은 지난 22일 영국 공중보건국이 실시한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중보건국은 지난 4월 5일부터 5월 16일 사이 1만 2675건의 게놈 염기서열 사례를 포함해 연구했다. 이때 B.1.617.2로 알려진 인도 변이 바이러스 사례는 1054건이었다.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mRNA 백신으로 알려진 화이자와 AZ 백신을 두 번 접종했을 때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보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 후 2주 뒤에 인도 변이 바이러스 질환을 막는 데 88%, AZ 백신은 인도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 60%의 효과를 각각 기록했다.

또한 영국 켄트 지역에서 발견된 변이에 대한 예방 수준도 인도 변이 바이러스 결과와 비슷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 후 2주 뒤에 켄트 변이 바이러스에 93%, AZ 백신의 경우 66%의 효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화이자 백신이 AZ 백신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좋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mRNA 백신'이 AZ 백신보다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선 연구의 경우 화이자 백신을 다루고 있는데 이를 mRNA 백신 전체로 일반화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mRNA 백신에는 화이자 이외에도 모더나 등이 있고 같은 mRNA 백신이라고 하더라도 각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일반화 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팀 역시 같은 mRNA 백신인 모더나의 연구 결과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한계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영국에서는 모더나 백신을 지난 4월부터 사용하고 있지만 모더나 백신 접종자 수가 너무 적어 이 연구에서는 포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백신 접종 기간 등 다른 변수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영국 공중보건국은 두 종류의 백신 간 존재하는 예방효과 차이에 대해선 먼저 승인을 받은 화이자 백신보다 AZ 백신의 2차 접종이 늦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의 다른 연구를 통해 AZ 백신이 최대의 효과를 내는 데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보건국은 백신이 인도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 질환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추정하기에는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영국 공중보건당국 연구에 따르면 2회 투여 후 백신 간 효과의 차이는 AZ 백신 2차 접종이 늦어진 것과 더불어 최근의 다른 연구에 따라 AZ 백신이 최대 효과에 도달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일 수 있다. (출처=영국 공중보건당국 홈페이지 갈무리)


최원석 고려대 안산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만들어진 백신의 경우 mRNA 백신이 AZ 보다 뛰어난 예방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다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의 효능은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영국·남아공 등 어떤 변이 바이러스인지에 따라 백신 효능의 차이는 있어 보이지만 두 백신 모두 중증·사망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유효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권고하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

최 교수는 "현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완전한 상태의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어떤 백신이 더 효과적인지를 따지는 것 보다는 빠른 초기 대응으로 백신을 접종한 후 부스터샷 등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변이는 국내 가장 많은 발생 건수를 보이고 있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라며 "영국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어떤 백신이든지 큰 효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백신을 빨리 접종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 연구 결과 시간 더 필요해

최 교수는 "영국 변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백신이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남아공·브라질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화이자가 더 나은 효과를 보이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화이자사는 남아공 바이러스 환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100%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따르면 카타르에서 화이자 2회 접종을 완료한 26만5410명을 분석한 결과, 영국발 변이와 남아공 변이에 대해 감염 예방 효과는 각각 89.5%, 75%였다. 이때 영국 및 남아공 변이에 대한 중증 예방 효과는 모두 100%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AZ의 경우 남아공 변이에 대해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지난 2월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AZ 백신의 경증 및 중증도 예방효과가 10%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AZ 백신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젊은 환자에게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다만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는 시간이 더 지난 후에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홍 교수 역시 "mRNA 백신 등 올해 처음 만들어진 백신이 많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그는 "예를 들어 연구에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이자의 경우 효과가 6개월 지속되고, AZ의 경우 1년 지속될 수도 있다"며 "지속성 등 여러 측면에서 앞으로 어떤 연구 데이터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효과는 접종 기간, 연령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만큼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

/ 양지혜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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