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노조 "사측 성실한 교섭 촉구" 국회서 기자회견

정부 상대로는 탈세 등 위법행위에 대한 조사 요구
  • 등록 2018-06-01 오전 9:57:13

    수정 2018-06-01 오전 9:57:13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아셈타워 앞에서 근로조건 개선 쟁의행위에 돌입, 1차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한국오라클의 노사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노동계가 국회에서 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적극적인 교섭 태도와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1일 한국오라클노동조합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동석한 사무금융연맹, 외국계 IT노조협의회,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은 연대·지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지난해 9월 결성 이후 지난달 16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회견에서 노조는 사측인 한국오라클유한회사에 대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책임은 최소화하는 다른 다국적 자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오라클 역시 제도적 허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주요 사항으로는 회계 불투명과 세금 탈루 등 외부감사를 회피하는 점과 함께 최대 100시간 이상에 달하는 과도한 근무시간과 이에 못미치는 처우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노조는 유한회사 전환 이전인 2008년 사업보고서를 근거로 “매출의 절반은 (미국 본사가)온갖 수수료로 떼어가고, 이익의 절반은 배당이라는 이유로 떼어갔다”며 “(이마저도)유한회사 변경 이후에는 더 이상 경영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과다한 수수료 및 배당금 여부를 확인조차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근무환경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노조는 우선 엔지니어 근무환경에 대해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심지어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업무과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상은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 엔지니어 인력 충원없이 서비스 계약과 매출에만 열을 올리면서 업무량이 폭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시간외 수당으로 일부 보상하고 나머지는 대체 휴가로 보상해준다고 하는데, 사람이 모자라 휴가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영업직에 대해서도 “매출을 강요하면서 폭언이 난무하고, 영업 성과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평가를 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임금도 장기간 동결된 상태라는 점도 강조했다. 일부 직원의 경우 10년째 동결된 경우도 있으며, 직원들의 70% 이상이 임금인상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는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일부 인원에 대해서만 인상해주거나, 규정을 어겨가면서 인상을 해주는 일을 반복해왔다”고 밝혔다.

외국계 IT노조협의회는 “한국HP(휴렛패커드)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일방적인 행태로 직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오라클노조는 “우리는 정부가 한국오라클의 세금탈루 의혹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고 파업기간 동안 조합원들에 대한 회사 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근로감독과 강력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오라클 사용자는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당사자가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교섭에 나와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고 단체교섭을 원만하게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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