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4일(현지시간) 오라클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소프트뱅크가 조성한 비전펀드의 목표 금액 1000억달러(한화 약 120조3000억원)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펀드 투자를 위해 소프트뱅크 측과 협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도 이날 비전펀드에 10억달러(1조2030억원)를 출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플이 구글이나 인텔 등과는 다릴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피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 결정으 매우 이례적이다. 애플의 크리스틴 휴겟 대변인은 “소프트뱅크와 수년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소프트뱅크의 새로운 펀드가 애플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애플과 소프트뱅크, 퀄컴 ‘트리오’는 예전부터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 왔다. 소프트뱅크는 애플과 계약을 맺고 2008년부터 일본 내 아이폰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 퀄컴은 소프트뱅크가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폰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IT 업계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비전펀드 참여는 최근 우버와 스냅챗 등 스타트업 기업들로 불거진 IT 버블 우려를 해소하는 한편,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비전펀드가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지난 해 12월 손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면서부터다. 당시 손 회장은 미국에 500억달러(60조335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투자가 비전펀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종의 ‘트럼프 효과’인 셈이다. 덕분에 대규모 글로벌 기업과 국부펀드 등이 비전펀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목표 금액인 1000억달러 조달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