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의 `新 파업경제학`..1주일만에 `시총 2배↑`

유성기업, 파업 1주일동안 시총 2배 가량 급증
3년 연속 영업손실 불구 당기순익은 연속 흑자..'알짜기업' 부각
최대주주 유시영 대표, 주가 급등으로 106억원 벌어
  • 등록 2011-05-26 오후 2:42:52

    수정 2011-05-26 오후 2:42:52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중소기업의 파업에 이토록 관심이 쏠린 적이 또 있었을까.

자동차 업계는 물론 온 나라가 유성기업의 파업 현장으로 시선을 모은 지 일주일. 유성기업의 파업사태는 결국 공권력이 투입되며 막을 내렸다.

유성기업의 파업이 이처럼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무엇보다도 한 중소기업의 파업이 국내 자동차 공장들을 '올 스톱' 시켰다는 점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손실액은 1000억원대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상식을 깬 유성기업의 주가도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파업=주가 하락'이라는 공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유성기업의 주가에 대해 시장은 한편으로는 놀라고 또 한편으로는 이상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26일 오후 2시3분 현재 유성기업(002920)은 상한가인 457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9일 파업으로 하락한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이날을 포함하면 나흘 연속 상한가라는 기록도 세웠다.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장장 1주일간 업계에 1000억원대의 손실을 입히며 벌였던 파업에도 불구, 유성기업의 주가가 오른 것은 왜일까.

우선 시장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성기업의 업계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유성기업은 자동차 엔진 부품중 하나인 피스톤 링을 생산한다. 그리고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국내 완성차 5개사에 납품한다. 피스톤 링이 없으면 엔진을 만들 수 가 없다.

투자자들은 이점에 주목했다. 사실 유성기업은 표면상으론 3년 연속 적자 기업이다. 지난 2008년 3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2009년에는 150억원, 작년에는 4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유성기업은 매년 당기순익 흑자를 기록해왔다.   품질경영을 기치로 내건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원가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왔다. 원청업체의 원가절감은 바로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대·기아차의 원가절감 노력은 가히 살인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 수십년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며 버텨왔다는 점은 유성기업이 얼마나 저력이 있는 기업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유성기업의 주가가 미친듯이 오르는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유성기업의 숨은 면모에 반한 투자자들은 연일 유성기업의 주식 사들이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 20일 상승반전 한 이후 유성기업은 매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시가총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파업으로 생산중단을 선언한 지난 19일 유성기업의 시가총액은 659억538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주가가 상승한 20일부터 유성기업의 시가총액은 연일 앞자리 숫자를 바꿔가며 불어나 지난 25일에는 마침내 시가총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날 유성기업의 시가총액은 1187억752만5000원을 기록했다. 파업 일주일만에 시가총액이 약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덕분에 유성기업의 최대주주인 유시영 대표이사의 주식평가액도 덩달아 급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 대표의 지분율은 20.11%(521만9197주). 유 대표의 지난 19일 주식평가액은 총 132억5676만380원이었다. 하지만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이날 그의 주식평가액은 238억7782만6275원으로 급증했다. 파업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닷새만에 106억2106만5895원이라는 거금을 앉아서 벌어들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유성기업은 약 35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회사는 파업으로 손해를 봤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기업가치가 부각되면서 최대주주를 비롯한 주주들은 이득을 본 셈이 됐다.

하지만 이처럼 급등한 유성기업의 주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들도 많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자그마한 기업의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데에는 단기투기세력들이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다.   실제 유성기업의 최근 거래량은 몇만주 수준에 그쳐왔다. 하지만 파업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량이 폭증했다. 20일 5만주 남짓하던 거래량은 21일 3503만주, 24일과 25일에는 1000만주 이상이 거래됐다. 26일도 300만주 이상 거래되고 있다. 상식범위를 벗어나는 움직임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투기세력이 들어오지 않고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면서 "납득할 수 없는 재료를 바탕으로 투기세력이 이를 이용하고 이를 추종하는 개인들이 달라붙으면 상한가는 금방 간다. 특히 이런 소형주들은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성기업은 현재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태여서 이런 재료들이 등장하면 잘 모르는 개인들은 따라가게 되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면서 "지금의 주가 상승은 분명히 이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유성기업 사태, 문제와 남은 과제는[TV]
☞제2의 유성기업들 `주목`[TV]
☞유성기업, 아산·영동공장 생산 재개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