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맨발의 기봉이`는 엄기봉씨를 직접 만난 그려낸 포토 다큐멘터리 형식의 논픽션 에세이다. 2003년 KBS `인간극장`에서 소개된 그는 지난 27일 개봉한 김수미, 신현준 주연의 영화 `맨발의 기봉이`의 실존 주인공이기도 하다.
충청남도 서산시 고북면 정자리의 외딴 집. 허리가 굽은 팔순의 노모와 여덟 살의 지능을 가진 마흔의 아들, 엄기봉씨가 살고 있다.
그런데도 기봉씨는 "슬플 때 엄찌. 난 다 좋지"라며 행복하단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단다.
이래뵈도 기봉씨는 벌써 네 번의 마라톤 대회를 완주한 아마추어 마라토너이자 동네에서 소문난 조각가, 야무지게 일 잘 한다고 인정받는 일꾼이다. 하늘만 척 보면 보통 때처럼 더듬지도 않고 술술 일기예보를 읊는다.
저자 김서영은 정신지체아들을 위한 놀이치료사로 일하다가 1990년대말 신춘문예로 문단에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 `숫자 세기`, `리오`, `너에게 늘 모자란 것` 등이 있다. 황금나침반. 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