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랠리가 시작되는가. 대선 불확실성이 거의 해소되면서 뉴욕증시가 호재를 만끽하고 있다. 나스닥지수가 거의 세자리숫자 폭등세를 보이고 있고 이른바 부시 포트폴리오가 일제히 오름세다. 대선후 랠리가 연말랠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5일 오전 9시 34분 현재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어제보다 92.60포인트, 3.54% 폭등한 2708.3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다우존스지수도 10604.46포인트로 0.41%, 43.51포인트 올랐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03% 오른 상태다.
월가는 이제 부시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 담배, 제약주 등 이른바 부시수혜주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부시 당선을 앞당겨 축하하고 있다. 어제 연방대법원에 이어 플로리다 리온카운티 순회법원이 부시후보측 손을 들어줌으로써 한달간 계속돼온 대선 불확실성이 거의 제거된 셈이다. 아직 고어후보측에서 포기하지는 않고 있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는 평가다.
지난주말 대량거래를 수반하면서 이미 매물소화과정을 거친 상황에서 대선 정국의 마무리로 연말랠리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충분히 조성됐다는 낙관론을 펴는 전문가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나스닥지수의 경우 어제 장마감후 자일링스와 3COM의 실적악화 전망이라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장전부터 지수선물이 랠리를 보인 것은 뉴욕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증거로 평가되기도 한다. 월가에서는 무엇보다 오늘 오후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오전장에서의 랠리가 장마감까지 지속될 경우 이는 연말랠리 시작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 오전 10시 공식연설이 예정된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발언에 월가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오는 19일 개최될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정책기조를 인플레 우려에서 중립으로 선회할 것임을 시사하는 일말의 단서를 제공할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대형기술주들이 일제히 오름세다. 대표적인 부시수혜주인 마이크로소프트가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인텔, 시스코, 오라클 등 간판급 기술주들의 오름세가 두드러진 상태다. 특히 오늘까지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는 시스코는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50 내지 60% 늘 것이고 주당순익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보다 2-5센트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그러나 실적악화를 전망한 개별종목들은 랠리장세에서 소외돼 있다. 어제 장마감후 북미지역의 매출부진으로 인해 매출성장률을 12%에서 5-7%로 하향조정한 자일링스가 큰 폭으로 하락중이고 3COM은 실적악화전망에 이어 리만브러더즈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바람에 개정전부터 주가가 33%나 폭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내 비중이 9%에 달하는 자일링스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어제보다 4% 이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어제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정크본드수준으로 하향조정함으로써 20%나 폭락했던 거래소의 제록스는 오늘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고 매출부진 전망으로 인해 애널리스트들의 등급 하향조정이 이어진 생필품 유통업체 앨벗슨도 급락세다. 오늘아침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한 LSI 로직 역시 주가 가 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