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장래찬 국장, 연루의혹에서 자살까지

  • 등록 2000-10-31 오후 6:10:17

    수정 2000-10-31 오후 6:10:17

장래찬 전 국장은 이번 정현준게이트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지난 23일 금융연수원에 출근했다가 금감원의 호출을 받고 연수원을 나선 뒤 그동안 계속 도피생활을 해왔다. 장 전 국장의 비리가 불거진 것은 지난 21일 저녁. 동방금고 노조대표 3명이 금감원을 찾아 그동안의 금고 대주주 및 대표의 불법행위 등을 진술하면서 장 국장 부분을 거론하면서부터다. 노조측은 정현준 사장이 조성한 평창정보통신 사설투자펀드에 장 국장이 타인명의로 1억원 가량을 투자했고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보게되자 이를 금고측으로부터 보전받았다고 진술했다. 22일 금감원은 장 국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아 왜 사전에 출금조치 등을 취하지 않았느냐는 추궁을 받게 된다. 23일 오전, 이번 사건의 핵심관계자로 지목된 정현준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금감원 모국장의 금품수수 사실을 폭로했고 금감원은 금융연수원에 출근해있던 장 국장을 금감원으로 불렀다. 하지만 장 국장은 금감원에 나타나지 않았고 그때부터 간간이 전화연락만 한 채 도피생활을 계속했다. 금감원측에서는 장 국장이 종적을 감추자 장 국장 집에 사람을 보냈지만 그는 집에 나타나지 않았다. 금감원 간부들이 장 국장 휴대전화를 통해 수차례 메시지를 남긴 끝에 연락이 닿아 23일 밤 10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모 간부가 약속장소에 나갔지만 장 국장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당시에도 그는 심적으로 무척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4일부터 시작된 국감에서는 의원들로부터 장 국장 비리 묵인의혹이 쏟아졌고 장 국장 개인에 대한 폭로도 잇따랐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장 국장이 평소 문제가 있었던 인물임을 인정했고, 장 국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사설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형근의원은 장 국장이 청와대 모수석의 조카사위라고 폭로했다. 장 국장이 정현준게이트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자 금감원은 25일 장 국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이에 앞서 검찰은 동방금고 불법대출 수사와 관련해 장 국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장 국장은 25일 금감원 모 국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주식투자 후 손실이 발생하자 주식현물을 동방금고 유조웅사장(현재 해외도피중)에게 돌려주고 투자원금 3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이는 정현준씨가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폭로한 내용으로 정씨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때 전화통화에서 장 국장은 검찰에 출두하라는 금감원측의 권유를 거부했다. 장 국장은 또 전화통화에서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 검찰수사 이후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후 검찰수사가 계속되면서 장 국장은 종적은 물론 금감원과의 전화연락도 끊고 도피생활을 계속하다 30일 자정쯤 서울 봉천4동의 한 여관에 투숙했으며 31일 오후 3시50분 화장실 수건걸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의 수사와 금감원의 출두권유에도 불구하고 종적을 감춰 온갖 의혹을 불러왔던 장 국장은 가족에게 남긴 유서 2장과 평창정보통신 주식매입 경위 및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유서 4장 등 A4용지 6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장 전국장은 48년생으로 서울 대신고와 중앙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86년 당시 재경부 주사에서 옛 신용관리기금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총무국장과 관리국장 등을 거쳤다. 장 국장은 주로 금고감독 및 검사 업무 등에 관여, 금고전문가로 통했고 99년 통합 금감원 출범후 금고 경영지도관리국장, 비은행검사1국장을 거쳤으며 지난 9월인사에서 직무수행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보직제외돼 금융연수원에서 연수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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