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가계 빚 증가 주범은 '고소득, 4050 중장년층'

[한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
4~10월 가계대출 월평균 3.7조 늘어
2~3분기 신규 대출, 절반 이상이 중장년, 고소득층
취약차주 연체율 8.86%로 급등세 지속
취약차주 이자부담비율, 비취약차주의 두 배
"DSR 규제 정착 통해 가계대출 증가 적정 관리"
  • 등록 2023-12-28 오전 11:00:00

    수정 2023-12-28 오전 11:00:00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 들어 4~10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은 고소득층, 4050세대의 중장년층으로 집계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정착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를 적정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은행이 권고했다.

한편에선 취약차주의 소득 대비 이자부담비율이 비취약차주의 두 배에 달해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9%에 가까워질 정도로 높아졌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가계대출은 월평균 6조1000억원 감소한 반면 4~10월엔 3조7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주택구입 용도 비중이 1~3월 41.3%였으나 4~10월중 46.9%로 늘어났다. 생계자금 용도 비중은 같은 기간 26.7%에서 21.3%로 축소됐다. 기존대출 상환을 위한 대출 비중은 13% 수준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정책모기지론의 대환 수요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소득이 비교적 안정적인 중장년층 대출 비중이 1분기 49.1%에서 2~3분기중 50.5%로 늘어난 반면 청년층은 이 기간 39.1%에서 37.6%로 축소됐다. 고소득 차주의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55.7%에서 61.6%로 확대됐다. 그러나 저소득 차주 대출 비중은 11.4%에서 9.3%로 줄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LTV) 규제 상한이 인상됨에 따라 LTV 평균 비율은 은행, 비은행 3분기말 각각 44.8%, 56.8%로 1분기말(42.4%, 56.6%) 대비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크지 않고 연체율이 장기 평균 수준에 비해 낮은 데다 주택담보대출 LTV 비율이 여전히 양호하다며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저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9월 0.92%(3개월 이동평균)로 높지 않으나 저소득 또는 저신용이면서 3개 이상 기관에서 대출을 이용한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8.86%로 높은 편이다. 2년 전인 2021년 9월말(5.99%)보다 크게 높아졌다. 반면 비취약차주 연체율은 이 기간 0.25%에서 0.35%로 높아지는 데 그쳤다. 비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1.91%로 은행(0.35%)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2분기 현재 가계 취약차주의 이자부담비율(연간 이자지급액/연간 소득)은 20.7%로 연 소득의 5분의 1을 이자 갚는 데 쓰는데 이는 비취약차주(11.8%)보다 두 배 가량 높다. 이자부담비율이 1년 후 가계대출 연체율과 0.91 상관관계를 가질 정도로 높은 편이라 향후 취약차주의 연체율도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취약차주 비중 자체가 3분기말 5.2%(대출잔액 기준)로 크지 않아 금융기관들의 연체율 상승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한은은 “과도한 수준의 가계부채가 소비여력 축소를 통해 성장을 저해하는 한편 금융시스템 취약성도 높일 우려가 있다”며 “DSR규제 정착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폭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DSR의 소비제약 임계치로 추정되는 45.9%를 초과하는 가계대출 차주의 비중은 작년말 6.1%, 올 2분기말 6.3%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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