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돼지·닭 먼저 쓰러진다…"양돈·양계농가, 보험가입 필요"

보험개발원 가축재해보험 실적 분석 결과
폭염 상관계수, 가금류 98.6%·돼지 95.4%
"닭·돼지 체온 조절 어려워…환경 개선해야"
  • 등록 2023-08-02 오후 12:00:00

    수정 2023-08-02 오후 12:00:00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최근 연일 이어지는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양돈·양계 농가의 폭염 특약 보험 가입과 축사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돼지와 가금류가 소·말 등 다른 가축보다 폭염에 취약해 관련 피해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일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폭염과 관련 있는 가축재해보험 실적’ 분석 결과, 최근 5년간(2018~2022년) 주요 가축 중 소·말 등은 폭염의 영향이 적은 반면 돼지와 가금류는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폭염일수와 손해액간 상관관계를 의미하는 폭염 상관계수는 가금류 98.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돼지(95.4%), 말(12.1%), 소(-86.9%)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상 관측사상 가장 폭염일수가 많았던 2018년 수치를 살펴보면 돼지·가금류의 손해액은 각각 910억원, 504억원으로 가장 높은 손해액을 기록했다. 폭염일수가 7.7일로 낮았던 2020년 손해액은 각각 283억원, 85억원으로 급감하는 등 폭염일수와 손해액간 상관관계가 높았다.

반면 상관관계가 낮은 소의 손해액은 2018년 525억원으로 2022년(720억원)보다 적었다. 같은 기간 말의 손해액 역시 2018년 337억원, 2022년 193억으로 폭염과 손해액간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보험개발원은 돼지와 가금류는 가축 특성과 사육 방식으로 인해 폭염피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돼지는 체내에서 발생한 대사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능력이 낮고, 가금류는 체온이 높고 깃털이 덮혀 있어 체온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공장식 밀집 축사에서 사육되기 때문에 기본 면역력이 약하고 고온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점차 빈번해지고 있는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서 양돈·양계업계가 적절한 보험에 가입하고 동시에 축사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게 보험개발원의 설명이다. 돼지, 가금류의 경우 폭염 특약을 별도로 가입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폭염 기간에는 가입이 제한되므로, 가축재해보험 최초 가입 시 폭염 특약 추가가입이 필요하다.

또 사육 밀집도를 줄이는 등 축사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동물복지인증 농장의 경우 가축의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폐사가 줄어들고, 보험료 할인 혜택(5%)도 받을 수 있다.

현재 가축재해보험은 6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에서 판매하고 있다. 폭염특약 보험료는 마리당 돼지 약 2336원, 가금류 약 44원 수준이지만 정부 지원(보험료의 약 50%)으로 실제 농가 부담 보험료는 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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