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휩쓰는 K-치킨, 치맥은 한식일까?

한식진흥원 조사, 즐겨먹는 한식 ‘한국식 치킨’
한국인 중 4~6명은 “치킨 한식으로 생각 안해”
  • 등록 2021-12-27 오전 11:36:19

    수정 2021-12-27 오전 11:41:16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오징어게임’이나 ‘기생충’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K-푸드)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중에서도 한국식 치킨을 맥주와 함께 먹는 ‘치맥’은 대표적인 한식 문화라는 인식이 높다. 그런데 정작 치킨이 한국 음식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치킨은 한식이 맞는 것일까.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8~9월 해외 주요 17개 도시에 거주 중인 현지인 8500명 대상으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식을 먹어본 적이 있는 사람 중 자주 먹는 메뉴는 ‘한국식 치킨’이 30.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치(27.7%)’, ‘비빔밥(27.2%)’, ‘떡볶이(18.0%)’, ‘김밥(15.5%)’ 등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선호하는 한식도 ‘한국식 치킨(16.1%)’이 1위고 이어 ‘김치(11.3%)’, ‘비빔밥(10.7%)’, 불고기(6.0%), 떡볶이(5.6%) 등 순이었다.

한식을 조리한 경험이 있는 메뉴도 ‘한국식 치킨(23.1%)’이 가장 많았고 앞으로 먹어볼 의향이 있는 메뉴 역시 ‘한국식 치킨(29.4%)’이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해외에서 한국식 치킨에 대한 선호도와 인지도가 높은 셈이다.

한국식 치킨은 중국 등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에 치맥 장면이 등장하면서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사랑의 불시착’ 등 여러 드라마에서 치맥은 단골 소재로 쓰였다.

(이미지=농식품부)
닭을 튀겨내는 치킨은 미국 등 서양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식 양념치킨이나 치맥 등의 문화를 통해 해외에서 한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치킨을 한식으로 보는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한식진흥원이 진행한 ‘2021 국내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양념치킨을 한식으로 인식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54.9%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45.1%는 양넘치킨을 한식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후라이드 치킨의 경우 3분의 2에 가까운 63.9%가 한식이 아니라고 응답해 한식이라고 본 응답자(36.1%)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짜장면의 한식 인식 비율(35.0%)과 비슷한 수준이다. 치즈닭갈비(44.7%), 고추장소스 바베큐립(43.7%) 등 다소 생소한 메뉴보다도 낮았다.

이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69세 남녀 1500명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내 거주 중인 한국인들이 보기에는 치킨을 한식으로 봐야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다.

반면 대표적인 한식인 김치의 경우 응답자의 99.7%가 한식이라고 응답했다. 된장찌개(99.3%), 부침개(95.3%), 잡채(94.3%), 김밥(90.8%) 등의 한식 인식 비율도 높았다.

한편 치킨에 대해서는 한식 여부 뿐만 아니라 닭의 크기를 두고서도 논란이 인 적이 있다. 음식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는 최근 “전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1.5kg 소형으로 키우고 외국은 3kg 내외로 키운다”며 “3kg 내외 닭이 1.5kg 닭에 비해 맛있고 고기 무게당 싸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대한양계협회는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서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미지=한식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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