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 `오비맥주 매각설` 다시 수면 위로

"상장 계획 철회 후 韓·호주 사업 매각 추진"
오비맥주 팔았던 사모펀드 KKR도 관심 가져
배당금 삭감 가능성도..약 11兆 자금 조달
  • 등록 2019-07-19 오전 10:36:48

    수정 2019-07-19 오후 2:25:04

이데일리DB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아시아 법인의 홍콩증시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한국 오비맥주 매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AB인베브가 자금 조달을 위해 한국과 호주, 중앙아메리카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B인베브는 이를 통해 약 100억달러(약 11조73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KKR&Co.가 지난 5월 AB인베브의 아시아 자산 일부를 매입하는 방안을 문의하기 위해 회사에 접촉했다. KKR은 오비맥주를 2014년 원주인인 AB인베브에 58억달러를 받고 되팔았던 회사다. 또 비슷한 시기에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회사인 아사히그룹이 AB인베브의 호주 사업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약 5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맥주 회사다. 전세계 점유율 1위(28%)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인 사브밀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가 생겼고, 세계 맥주 시장 성장도 둔화하면서 1000억달러 이상의 부채를 지게됐다.

AB인베브는 국내 맥주업체 1위 오비맥주의 최대주주다. 그동안 AB인베브가 자금확보를 위해 오비맥주를 매각할 것이란 추측은 끊임없이 나왔다. AB인베브가 이달초 홍콩에서 아시아 법인 ‘버드와이저 APAC’를 기업공개(IPO)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매각설이 불식되는 듯 했으나 상장 계획이 철회됐고, 다시 매각설이 부상한 것이다. AB인베브는 지난 14일 상장 계획 철회 배경에 대해 “현재 시장 상황 등 여러 요인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AB인베브는 부채 상환을 위해 일부 사업부의 매각뿐 아니라 배당금 삭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B인베브는 현재 배당금으로 매년 약 4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이번 매각설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CNBC는 이번 보도 이후 AB인베브의 주가가 한때 2%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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