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B씨(47) 역시 수년 전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약물치료로 증세가 호전된 B씨는 자연스레 치료에 소홀해졌다. 최근 심한 복통을 느껴 병원을 찾은 B씨에게서는 장 천공이 발견돼 응급수술을 받았다. 바쁜 업무를 핑계 삼아 방치했던 궤양성 대장염이 원인이었다.
◇염증성 장 질환 해마다 증가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장 질환은 배변에 어려움을 초래하기 때문에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배변 시 불편감이 심화되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배변리듬이 더욱 불규칙해지는 악순환을 불러오기 쉽다. 장 질환이라고 하면 기질적 원인 없이 증상만 동반하는 과민성장증후군이나 식중독 등으로 인한 단순 장염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이 포함돼 있는 염증성 장 질환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과민성장증후군, 단순 장염 등과 증상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방치됐을 때는 장 천공이나 장 폐색을 불러올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염증성 장 질환은 아직까지 특별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서구적 식습관, 특히 인스턴트를 위주로 한 자극적인 식생활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인에게 만연한 스트레스나 과음도 일정 부분 관련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발률이 높고 통증의 강도가 세며,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느껴질 정도로 불편을 초래하는 염증성 장 질환은 평생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 식습관 개선하고 전문가 상담 받아야
궤양성 대장염 환자 중 0.5% 가량은 대장암에 노출된다. 진단 이후 8~10년 뒤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통계도 있다.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대장내시경으로만 발견할 수 있어 조기발견이 매우 어렵다. 때문에 염증성 장 질환자는 5년 안팎의 주기로 대장암 검사를 시행하여 대장암 관리를 해야 한다. 아울러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나 탄산음료는 피하고 잦은 과식이나 야식 등의 습관도 개선해 나가야 하며, 대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장내 세균총을 정상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를 꾸준히 복용하는 등 장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생활습관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한 정확한 질병 관리가 필요하다.
문수영 과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수 주일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간과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질환의 사이클에 접어 들어 평생 장염을 달고 살아야 할 수 있다”며 “증상이 의심될 때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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