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SRE][번외]건설사, 분양시장으로 속속 복귀

주택시장 떠났던 건살사들 분양시장으로 '컴백'
중견 건설사들, 서울·수도권 공략
  • 등록 2014-11-10 오전 10:57:52

    수정 2014-11-10 오전 11:22:32

[이데일리 양희동 신상건 기자] 재건축 연한 단축과 서울·수도권 1순위 청약 조건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부터 1순위 조건이 청약 통장 가입 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는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은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전인 올해, 1순위 통장을 쓰려는 수요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10월 1일 GS건설이 1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위례 자이’ 아파트가 무려 6만2670명의 청약자를 모으며 평균 139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후 강남권은 물론 경기도 KTX광명역세권 등에서 분양한 단지들까지 1순위 청약 마감 행진을 이어갔다. 분양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오랫동안 아파트 공급을 중단했던 건설사들은 실적개선을 위해 속속 물량을 내놓으며 시장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주택 사업 축소했던 건설사 분양 시장 속속 복귀

10월 들어 국내 건설업 체감 경기 지표는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0월 전국의 주택경기실사지수(HBSI)가 8월 이후 석 달 연속 오르며 9월보다 23포인트 상승한 157.6이라고 밝혔다. HBSI는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업체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의미다.

10월 건설사들의 분양실적 계획지수도 전달보다 14.4포인트 오른 136.6으로 집계됐다.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값과 거래량 등 시장 지표 전반이 주택 경기 회복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한동안 주택사업 비중을 줄였던 건설업계 10~20위권 중견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시평) 순위 22위인 한진중공업은 3년 만에 분양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진중공업은 내년 봄 경남 통영시 북신지구에 총 1023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인 ‘통영한진해모로’를 분양키로 했다. 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의 조선 분야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주택 경기가 반등 기미를 보이자 아파트 사업 재개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앞서 올해 8월에도 약 1000억원 규모의 제주 도남주공 연립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4~5년 전까지는 조선과 건설 분야 매출 비중이 6대 4 정도로 조선의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건설 분야 매출이 조선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택사업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시평 순위 17위인 (주)한라는 10월 말 경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시흥 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아파트를 분양하며 3년여 만에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 지난해 건설사 이미지를 벗겠다며 한라건설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한라는 2012년 이후 주택 사업 비중을 줄이고, 전기 자전거 개발과 선박평형수 처리 시스템 분야 등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하지만 9·1대책 이후 분양 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자 배곧신도시에 1차로 2701가구를 공급하고 이후 총 6700가구의 대규모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한라 관계자는 “배곧신도시는 사업 규모도 크고 수익성도 충분하기 때문에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되며 주택 사업을 최소화했던 금호산업(시평 순위 20위)도 올해 남은 기간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11월 광주광역시와 충남 아산시 등에서 ‘교대 금호 어울림’과 ‘모종 캐슬 어울림’ 아파트 등 2개 단지, 총 2268가구를 선보인다. 애초 올해 분양 계획이 없던 곳들이지만 워크아웃 졸업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견 건설사들의 복귀도 주목된다. 200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동문건설(시평 순위 89위)은 11월 충남 천안 신부동에 ‘동문굿모닝힐’ 아파트 총 214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경남 김해 진영읍에 86가구를 분양한 뒤 1년 3개월 만이다.

중견 건설사들 서울·수도권 공략 본격화

동문건설은 워크아웃 전 분양 사업지가 모두 서울·수도권이었다. 하지만 워크아웃 이후 전략을 바꿔 부산이나 경남 등 사업성이 높은 곳을 선정해 틈새시장을 공략해왔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물량이 많지 않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틈틈이 분양을 해왔다”며 “지난해 8월 이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분양을 중단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좋아져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1981년 부산에 터를 잡은 ㈜동일(시평 순위 40위)은 영남권에서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 건설사는 주로 부산과 경남 등 영남권에서 동일스위트라는 브랜드 아파트를 포함해 2만 5000여 가구를 공급했다. 이런 동일이 10월 경기 고양시 삼송택지개발지구(삼송신도시)에 968가구 규모 ‘고양 삼동 동일 스위트 1차’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이번 기회를 통해 수도권 택지지구에 대단지 브랜드타운을 조성,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우미건설은 올해 하반기 3318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우미건설은 10월 총 390가구 규모 ‘청주 호미지구 우미린 1차’를 분양한다. 11월에는 충남 아산 탕정지구 1-C1, 1-C2블록에 ‘천안 불당 우미린 1,2차’ 1152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연내 충남 서산 테크노밸리에 총 551가구 규모로 ‘서산 테크노밸리 우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우미건설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과 높은 신용도가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미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100대 건설사 중 최저 수준인 397억원에 불과하다. 신용도 역시 양호한 편이다. 건설공제조합에서 실시한 신용평가결과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등급을 받았고 대한주택보증과 서울신용평가 등에서도 각각 ‘A-’를 받았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경쟁력을 갖춘 입주지원서비스와 수준 높은 조경, 커뮤니티시설 등을 제공해 초기 입주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9·1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수도권 분양 시장에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10월 1일 1순위 청약에 6만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린 ‘위례 자이’의 성공 이후 주택 공급을 줄였던 건설사들이 대거 분양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위례자이 모델하우스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 [사진=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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