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반짝' 빛난 홈쇼핑 '편성의 힘'

CJ오쇼핑 레인부츠 1만세트 35분만에 매진
현대홈쇼핑 우산 사은품에 매출 호조
  • 등록 2013-07-24 오후 2:15:52

    수정 2013-07-24 오후 2:15:5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서울에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23일 궂은 날씨에도 남몰래 웃은 곳이 있었다. 주인공은 CJ오쇼핑. 이날 아침 CJ오쇼핑(035760)은 호우주의보가 내려지자 오전 9시30분부터 10시5분까지 ‘브레라’ 레인부츠를 긴급편성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레인부츠는 35분만에 무려 1만 세트 이상 팔려나가며 패션잡화 부문 올해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날씨를 고려한 홈쇼핑 방송 편성이 ‘깜짝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전반적인 업계 불황 속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편성의 힘이다.

CJ오쇼핑에서 판매한 ‘브레라’ 레인부츠
CJ오쇼핑의 지난 23일 레인부츠 판매 방송은 전주 금요일인 19일에 편성됐다. 통상 방송 편성은 2주 전에 결정되지만 이번 방송은 비가 온다는 기상 예보에 맞춰 긴급 편성됐다. 브레라 레인부츠는 기존 최고 매출 기록인 ‘피오루치’ 양털 롱부츠가 세운 7400세트의 기록을 깼을 뿐 아니라 패션잡화의 30분간 평균 매출(2000개)의 5배 이상을 기록했다.

신희권 CJ오쇼핑 편성 팀장은 “비가 오는 날엔 레인부츠, 제습기 등 장마 관련 용품이 매출 상승을 견인해 급히 편성했다”며 “특히 브레라 레인부츠가 편성된 오전 9시30분은 주 시청자가 30대 여성층이라 패션·뷰티 등 자신을 위해 바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다른 홈쇼핑 업체에서도 장마철 날씨에 맞춘 ‘센스있는’ 편성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긴 장마로 습도가 높아지자 속옷 방송을 평소보다 확대 편성하고 있다.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습한 날씨를 보였던 지난달에는 속옷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2%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명품 우산’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 사례도 있다. 이탈리아 명품 잡화 ‘프리마클라쎼’는 작년 여름엔 선글라스를 사은품으로 제공했지만 올해는 프리마클라쎄의 정품 우산을 사은품으로 증정했다. 방송 중 사은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며 지난 2일과 9일 방송에서 목표 대비 평균 140%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GS샵은 아예 상품과 생방송 인력을 ‘써니(sunny)’군과 ‘레이니(rainy)’군으로 나눠 가동하고 있다. 써니군엔 맑고 더운 날 많이 판매되는 캠핑용품, 제모기, 썬스프레이, 에어컨을 편성한다. 반면 레이니군의 대표 상품은 비와 관련된 제습기, 레인부츠 등이다.

일기예보에 따라 레이니 상품을 편성해 뒀다 하더라도 하루 전 날씨가 맑아질 경우 긴급히 써니군 상품으로 대체 편성할 수 있도록 방송 스탭 및 상품 재고를 확보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전체 매출로 봐도 비가 오면 고객수가 줄어드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와는 달리 홈쇼핑은 오히려 수혜를 보고 있다.

TV홈쇼핑의 비 오는 날 매출은 작게는 15%에서 많게는 30% 이상까지도 신장한다. 실제로 장맛비가 이어진 이달 1일부터 7일까지의 CJ오쇼핑 주문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 간의 주문 금액과 비교해봐도 15%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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