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영의 펀드수첩]`나는 원래 킹카였어!`

삼성그룹주 펀드, 한국투신에서 처음 출시
누적수익률 300%, 운용규모 2조원
투자등급별로 기업나눠 비중조절
  • 등록 2011-10-13 오후 1:41:35

    수정 2011-10-13 오후 3:31:04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잘 생겼습니다. 키도 큽니다. 잘하는 것도 많습니다. 집에 돈도 많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소위 말하는 `킹카`입니다.

누구냐고요? 바로 삼성이라는 친구입니다. 매력이 많다보니 이 친구를 테마로 하는 펀드가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2004년이었지요. 한국투신운용의 전신인 동원투신운용이 삼성그룹주펀드를 처음 만들었습니다.

당시 정말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IMF)를 겪고 경제를 회복해가는 과정에서 기업의 체질이 강해졌습니다. 또 전세계적으로 사업을 잘하는 국내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데이터를 추려보니 이 조건에 맞는 기업중에 삼성그룹 기업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한 그룹에 집중 투자한다는 것에 대한 리스크 우려 때문이지요.

하지만 우려는 기우였음이 1년만에 입증됐습니다. 2005년,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2호)는 출시 1년만에 펀드 수익률은 67.32%를 기록했습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의 수익률 53.95%를 가뿐하게 넘어섰습니다.   수익률에서 홈런을 치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이후로 다른 그룹주 펀드들도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물론 지난 2008년에는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47만원까지 떨어지면서 그 해 펀드 수익률이 -29%를 기록했지만 벤치마크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2009년 61.8%의 수익을 내며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출시 7년째를 맞은 이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300%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가 148%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익률입니다.   운용규모도 그야말로 국민펀드라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의 운용규모만 2조원을 넘고, 한국투자증권 전체에서 삼성그룹주를 테마로 하는 펀드 전체를 합치면 6조원대입니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요. 삼성그룹주인 15개 기업을 5개 그룹으로 구분해 등급별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S그룹에 삼성전자, A그룹에 삼성생명(032830) 삼성화재(000810) 삼성물산(000830) 삼성전기(009150), B그룹에 삼성SDI(006400) 삼성카드(029780) 삼성중공업(010140)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등급에 따라 비율을 정확히 나눠 주식을 담습니다. 투자등급은 주식운용본부장과 담당펀드매니저, 리서치팀으로 구성된 투자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았다고 합니다. 15% 정도 담았지만 다른 계열사들이 크게 성장하면서 삼성전자 비중은 10%대로 낮아졌습니다. 주식과 채권 비율은 각각 60%, 40%입니다. 운용을 맡고 있는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매니저(부장)는 "삼성그룹주는 계속 괜찮을 것으로 본다"면서 "물론 어느기업이든 중간중간 잡음이 발행하겠지만 주가는 결국 기업의 실적을 수렴한다"고 했습니다.   삼성그룹주들이 다른 경쟁자에 비해 좋은 자리에 계속 위치하고 있고 좋은 성과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국민펀드, 하나쯤 있어도 괜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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