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데 이어 최근에는 미래에 받을 현금을 앞당겨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차입금 상환과 영업환경악화를 대비해 사전에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 장래 받을 돈 조기현금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유동화증권(ABS)는 신용카드사로부터 받을 항공권 판매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용객들이 항공권 구매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그 돈을 ABS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조건으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무보증으로 발행되는 일반 회사채와 달리 ABS는 신용보강을 거쳐 발행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래에 받을 돈을 앞당겨 사용하는 방식이라 잦은 ABS 발행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매출채권을 현금화하면 당장의 유동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미래에 받을 현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자체적으로도 유동화 규모와 비중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회사채 발행 중단으로 대안물색
아시아나항공이 자산유동화를 주요 자금조달 수단으로 삼은 것은 일반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하한선(BBB-)보다 한단계 높은 BBB에 불과하다. 특히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유동성 우려가 높아진 상태라 국적항공사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자산유동화 발행의 첫째 목적은 자금시장에 대한 접근이 유리하기 때문"이라며 "아시아나항공도 지금의 신용등급으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렵기 때문에 발행비용 등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자산유동화를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월 대한통운의 유상감자로 약 71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영업현금창출력이 둔화되고 있어 차입금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금리 높아 기관들도 관심
다행히 이번 ABS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행된 대한통운 회사채나 오는 26일 발행될 대우건설 회사채는 주로 개인이나 신협 등 소액투자자 대상으로 판매됐거나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ABS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비교적 적극적으로 매입의사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는 높고 신용등급도 괜찮아 발행물 소화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3개월이나 6개월 등 단기물은 장기물에 비해 신용리스크가 덜하니까 찾는 곳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ABS는 만기 3개월부터 2년까지 총 8종류로 나눠 발행된다. 신용등급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등급보다 두단계 높은 `A-`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금리는 3개월물 6.5%, 6개월물 6.8%, 9개월물 7.3% 등 동일등급 무보증 회사채(23일기준)에 비해 3~4%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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