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스토킹 피해자 지원 전담조직으로 지난해 9월 출범한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 사업단’을 통해 지난 4개월간 스토킹 피해자 136명이 지원과 보호를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피해지원(총 678건)은 상담 및 사례관리 556건, 심리·치유지원 38건, 법률·소송지원 32건, 의료지원 13건, 민간경호 등 안전지원 39건 등이었다. 시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단을 다음달 1일부터 ‘스토킹 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로 확대해 정식 출범한다.
| 금융서비스 앱으로 1월씩 송금하며 협박한 대화 예시. (자료=서울시) |
|
서울시는 사업단을 통해 피해자의 안전대책을 수립해 △보호시설 △민간경호 서비스 △이주비 지원 등 안전 지원 3종과 △법률 △심리 △의료 등 일상회복 지원 3종을 지원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피해자 사례관리를 통해 스토킹 추가 피해를 14건 방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별을 고한 후 자신의 연락을 받지 않는 피해자에게 중고거래 앱을 통해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위장해 접근,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한 가해자를 재신고했다. 금융서비스 앱을 통해 1원 씩 총 120회에 걸쳐 송금하며 피해자를 협박한 가해자도 재신고해 추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스토킹 범죄가 피해자를 따라다니거나 집 앞에서 기다리는 기존의 전형적인 수법에서 금융이나 중고거래, 배달 앱 등으로 접근해 협박하는 등 신종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감금과 강간, 폭행 등 강력범죄를 동반하는 유형이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가 전화, 문자, 카카오톡 등의 정보통신매체를 차단하자 가해자가 접근금지 중에도 신종 앱을 통한 스토킹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스토킹 피해 외 강력범죄 등 중복 피해를 동반한 사례는 총 64명(72건)으로 47%를 차지했다. 중복 피해 중 가장 많은 피해는 폭행 41.7%(30건), 협박 23.6%(17건), 감금·강간 9.8%(7건) 등이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스토킹 보호시설에서 총 88명의 피해자를 보호했고, 심리·상담, 수사·법률, 의료, 자립지원 등 총 3600건을 지원했다. 또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한 민간경호 서비스는 대상자를 3배로 확대(2023년 20명→2024년 60명)하고 기간도 기존(7일)보다 연장할 계획이다. 스토킹 피해자를 대상으로 휴대용 안심비상벨을 배부하고, 스토킹 피해자의 주거 안전지원을 위해 음성인식 비상벨, 가정용 CCTV 등의 안심장비 지원도 확대·지원한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최근 스토킹범죄가 신종 수법으로 진화할 뿐 아니라 강력범죄를 동반하는 유형이 많아 피해자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서울시는 신종 스토킹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센터 개관과 함께 민간경호, 이주지원 같이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보다 빠른 일상회복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