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금리 동결…대규모 양적 완화도 유지(종합)

무제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 조작하는 YCC도 지속
전문가 "우에다, 예상보다 비둘기…7월 수정 확률 절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에 엔화는 약세
  • 등록 2023-06-16 오후 2:31:53

    수정 2023-06-16 오후 2:31:53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일본은행(BOJ)가 우에다 가즈오 총재 취임 후 두 번째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책 전환 조건으로 내세운 2%대 물가 상승률 달성이 아직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기존과 같은 ‘0%에서 ± 0.5% 정도’로 유지하기로 했다.

10년물 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도 현행대로 유지한다. 우에다 총재의 전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때부터 이어진 완화적 통화정책을 한동안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닛케이는 BOJ가 물가·임금 인상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 것으로 해석했다. 우에다 총재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2%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통화정책을 전환할 수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4월 기준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4% 상승했지만, BOJ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전가 현상이 완화되는 가운데 올해 중반까지 물가 상승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임금 역시 춘계 임금협상(춘투)에서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3.66%)으로 올랐지만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임금은 4월 기준 1년 전보다 3.0% 감소했다.

우에노 야스야 미즈노증권 수석연구원은 “우에다 총재가 취임 전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신중하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이다”며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YCC가 수정될 확률은 5대 5”라고 전망했다.

BOJ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유럽중앙은행(ECB)와 상반된다. 전날 ECB는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점도표를 통해 연내 2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BOJ가 완화적 통화정책은 유지하기로 하면서 이날 엔화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오전 1달러에 139.85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가 공개된 후 140.73엔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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