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축구장 규모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한 편에 마련된 반려견 쉼터. 목줄을 풀고, 작고 따뜻한 패딩조끼도 벗어던진 반려견들이 정신없이 뛰고 달렸다. 처음 만난 다른 강아지의 뒤꽁무니를 쫓으며 냄새를 맡는가 하면, 서로 달리기 경주라도 하듯 ‘헥헥’ 소리가 나도록 깡충깡충 뛰면서 쏜살같이 달리는 반려견들도 있었다. 한낮엔 봄바람이 솔솔 불어온 쉼터는 어느새 펫족(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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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지난 4~5일 주말에 찾은 여의도 반려견 쉼터엔 반려인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졌다. 간단한 서류 작성을 마친 반려인들은 반려견에게 부착된 동물등록 인식표를 인식한 후 울타리 문으로 입장했다. 주말마다 반려견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찾아 근교로 나가거나, ‘반려견 동반 입장’이 가능한 곳을 찾아온 반려인들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10개월 된 ‘짱구’의 반려인 안모(24)씨는 아버지와 ‘부자 나들이’도 할 겸, 반려견 쉼터를 찾았다. 안씨는 “보통 성동구나 인천 송도에 있는 큰 공원으로 멀리 다녔는데 잔디밭에 풀어놓고 노니까 좋다”며 “일반 사람들은 반려견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는데 전문 훈련가도 계시니 궁금한 거 여쭤보기도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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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려 입장하진 못한 채 울타리 밖에서 구경만 하던 7살 ‘단비’의 반려인 윤모(52)씨는 “한강에 반려견들 얼마나 많이 데려오는데… 지금도 금방 차서 공간이 너무 좁다”며 “큰 강아지들은 들어오지도 않고 가잖아”라고 했다.
이번 임시 운영을 토대로 서울시는 반려견 쉼터의 부지를 선정해 점차 확장해갈 예정이다. 김연주 서울시 동물복지시설팀장은 “앞으로 반려견 쉼터 환경 조성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며 “반려견 배설물로 인한 오염 방지를 위해 방수천·부직포로 인조잔디를 설치하고, 친환경 제품으로 배설물을 청소·소독하는 등 관리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