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 넘는 한국부자 28만명…1년새 3만명↑

[KB경영연구소 ‘2018년 한국부자 보고서’ 발표]
한국 부자 0.54%, 가계 총 금융자산의 17.6% 보유
부동산 뺀 순수 금융자산만 집계…연평균 10% 증가
韓 부자의 44%가 서울 거주…3명 중 한명은 ‘강남’
강남3구, 성남·용인·고양 등 특정지역 부자편중 약화
  • 등록 2018-08-06 오전 9:54:58

    수정 2018-08-06 오전 11:31:46

2018년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국내에서 부동산을 제외한 순수 금융자산만 10억원이 넘는 부자가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1인당 평균 23억2000만원 수준으로, 총 규모는 646조원에 달했다. 강남·서초·송파를 지칭하는 이른바 ‘강남3구’ 등 특정 지역에 부자들이 편중된 현상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8년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및 기타 실물자산을 제외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한국 부자’는 지난해 말 기준 27만8000명으로 전년(24만2000명) 보다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부자 수 및 금융자산은 2013년 16만7000명, 369조원에서 지난해에는 27만8000명, 646조원으로 평균적으로 매년 약 10%씩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만2000명으로 전국 부자수의 43.7%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도 21.3%(5만9000명), 부산 6.6%(1만9000명) 순이다. 서울의 부자 수 비중은 지난 2013년 47.3%에서 작년 43.7%로 3.6%포인트, 부산도 같은 기간 7.6%에서 6.6%로 1.0%포인트 각각 감소한 반면 경기도는 19.3%에서 21.3%로 2.0%포인트에 이르는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 내 강남3구의 비중 역시 2013년 37.5%에서 지난해 35.6%로 1.9%포인트, 경기도의 부자 수 상위 3개시(성남시·용인시·고양시) 비중도 이 기간 45.2%에서 42.2%로 3.0%포인트 각각 하락하는 등 특정 지역의 부자 쏠림 현상은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양상이다.

2018년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여전한 ‘부동산 사랑’…총자산 절반 넘어

한국 부자의 자산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부동산 비중이 총자산의 53%로 금융 및 기타자산에 비해 부동산에 다소 치우친 자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2년 이후 부동산자산 비중은 하락하고 금융자산 비중은 상승하는 추세가 지속됐으나 작년 들어 부동산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부동산자산 비중이 지난해에 이어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의 경우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46%, 빌딩·상가, 투자용 주택, 토지 등 투자용 부동산은 54%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부자 중 85.5%가 투자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유형별로는 상가(48%), 토지·임야(42%), 일반아파트(35%), 오피스텔(27%), 재건축아파트(11%) 순으로 높았다.

한국 부자의 자산관리 행태와 관련, 시장의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조정해주는 ‘리밸런싱’을 주기적으로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12%에 불과해 정기적 포트폴리오 관리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2018년 한국 부자(富者) 보고서.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그래도 부동산…서울권 부자 3명中 1명꼴 “부동산경기 ‘긍정적’”

향후 1년간 국내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긍정 응답(25.5%)이 부정 응답(21.5%)보다 높았지만 서울·수도권 부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비중(31%)이 부정적으로 보는 비중(16%)을 상회했다. 하지만 지방 부자는 부정 응답(37%)이 긍정 응답(10%)보다 높아 지역별로 시각차가 컸다.

앞으로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유망 투자처로 ‘국내 부동산’ 응답 비중(29%)이 가장 높아 부동산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나 전년(32%) 대비 감소했다. ‘향후 부동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전년 대비 상승(69%→73%)한 점 등을 볼 때 부동산 투자 의존도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현재의 세금 납부액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상회하며 전년 대비 상승, 세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처분의 주요 사유로 ‘세금 부담’을 꼽고 있으며 가업승계 시 걸림돌로 ‘세금 부담’의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세금 문제는 부자들의 자산관리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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