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진짜 신도시가 보고 싶다

  • 등록 2006-10-27 오후 4:05:32

    수정 2006-10-27 오후 4:05:32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최근 신도시 문제를 놓고 두 곳에서 동시에 소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쪽은 신도시로 확정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인천 검단지역이고, 또 다른 한쪽은 부처간 협의 없이 정책을 발설했다고 의심을 받는 건교부입니다. 돈냄새를 맡은 투자자들의 주판 퉁기기와 정부 내의 책임소재 공방 속에서 정작 신도시를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하는 논의는 쏙 빠져 있다는 게 부동산팀 윤진섭기자의 아쉬움입니다.

수도권 신도시가 인천 검단신도시 건립과 파주신도시 확대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지금 집 사지 말라"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호언장담과 달리 그 효과는 영 엉뚱하게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신도시 발표 과정과 이후에 벌어진 각종 투기 행각을 두고 역대 최악의 정책 실패사례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전문가들은 "요란을 떨만한 내용도, (강남 대체를 할 만한) 지역도 아니다"며 실망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여론의 관심도 현재 `검단 로또`로 누가 돈을 얼마나 벌지, 건교부 장관 인책론 등에만 몰려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에 분당급 신도시가 건설된다는 것은 공급 확대 측면에서 보자면 집값 불안을 해결할 돌파구라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신도시 건설이 정책으로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지난 잘못을 따지는 것 못지 않게, 앞으로 `신도시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집값 안정을 위해 신도시라는 카드를 꺼내든 정부의 정책목표 달성 여부가 이에 따라 판가름 나기 때문입니다.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 파격적으로 낮춰야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분양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앞으로 내놓을 신도시, 그 중에서도 최소한 인천 검단처럼 강남 대체 효과가 떨어지는 곳에선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아파트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수도권의 집값 불안은 판교, 은평, 파주 등 신도시에서 벌어진 `고분양가` 현상에서 촉발한 측면이 강합니다. 공급량이 늘어나도 분양가격이 높으면 주변 지역까지 덩달아 가격을 올려 놓게 되는 부작용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개발이익을 전혀 남기지 말거나, 아니면 극단적으로 재정지원을 해서라도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그 보다 먼저 분양가를 자연스럽게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토지 보상이나 사회 간접시설 건설과 관련해 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을 찾아내야 합니다. 법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법을 뜯어 고쳐서라도 분양가를 낮춰야 합니다.

분양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출 수 있다면 국민들의 새 아파트 구입 부담이 적어지는 것은 물론, 막연한  기대로  같이 들썩이는 주변지역 아파트 가격도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청약가점제도 유보 또는 선별적시행 필요

두번째는 2008년 실시 예정인 청약가점제도를 향후 2~3년 내에 공급되는 아파트에는 적용을 유보하거나 선별적, 차별적으로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공급되는 수도권 내 신도시는 청약가점제도의 적용이 불가피한데 정부가 검토 중인 청약가점제도는 무주택기간이 길거나 자녀 등 부양가족 수가 많은 청약자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됩니다.

반면 이제 갓 결혼한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병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고, 이들은 결국 청약가점제도에서 제외된 민간주택이나 값비싼 기존 주택을 사야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됩니다. 신도시 공급이 주거 안정을 통한 집값 안정이라고 봤을 때 청약가점제도가 적용되는 신도시는 이들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약가점제도 적용이 불가피하다면 송파신도시 등 과열 청약이 예상되는 곳에는 적용하되, 그렇지 않은 곳은 예외로 두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무주택자나 1가구 1주택 가구주 중 이주 예정자(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파격적인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차원에서 청약제도를 용인이나 인천지역 등으로 한정하지 말고 가령 1000가구 이상을 분양할 때는 무주택이나 1가구 1주택(실수요자)인 서울지역 거주민에게도 절반 가량 기회를 주는 것도 생각해 봄 직합니다. 물론 이 반대의 경우에는 서울 은평뉴타운처럼 경기도. 인천주민에게도 기회를 줘야겠죠.

◇자족형 도시의 세밀한 청사진 필요

신도시의 주겨환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교육. 문화 여건과 교통시설 등에서 완벽을 기해야 합니다.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켜 투기지역의 집값을 잡겠다는 구상이라면 자족형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신도시 건설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꼼꼼하게 세워야 합니다. 단순한 베드타운은 분당이나 일산, 산본 등 1기 신도시의 사례로 족합니다.

투기과열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방어대책을 마련해야 함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대로 파격적인 분양가라는 당근이 있다면 전매금지 기간 강화 등의 채찍도 병행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도시 전문가는 참여정부의 신도시 정책에 대해 "국민의 정부 때는 벤처라는 이름만 붙으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모든 게 해결됐는데, 지금은 신도시가 그 역할을 이어받고 있다"며 "정작 그 신도시가 문제가 많다 보니 집값만 끌어올리는 노릇만 하고 있다” 꼬집었습니다.

신도시가 집값 안정이란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실효성 자체가 상당부분 훼손됐다는 의미입니다. 신도시가 제구실을 하기 위해선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제대로 된 신도시 계획`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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