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20일 신구·손숙 주연의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공연장을 찾은 중장년 관객들의 모습(사진=신시컴퍼니). |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1일 공연한 심수봉 단독콘서트 ‘사계-더 포시즌스’의 티켓예매에서 50대 이상의 구매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1.6%로 나타났다. 내달 공연 예정인 경기도립예술단의 연극 ‘늙어가는 기술’ 예매자의 절반 이상은 40∼50대로 이중 50대 이상의 예매자 비율은 27.8%에 달한다. 배우 신구와 손숙의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의 50대 이상 예매자 비율은 13.4%였다.
최근 50~60대가 중심이 된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티켓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불과 3년 전만 해도 50대 이상의 구매자가 공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를 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시니어 관객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것. 김선경 인터파크 공연사업부 과장은 “이전까지 영향이 미미해 따로 집계하지 않았던 60대 이상 관객층을 2011년부터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했다”며 “2010년 예매율이 0.3% 이하였던 60대 관객의 예매율은 지난해 1%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공연계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시니어들은 ‘큰손’으로 떠올랐다. 생활 전반에 걸쳐 큰손 고객으로 각광받는 시니어들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GS샵이 지난 4월 오픈한 ‘오아후’(oahu.gashop.com)는 50대부터 시작하는 아름답고 후회 없는 삶이란 의미를 담은 50대 전용 인터넷쇼핑몰이다. 온라인 쇼핑몰이지만 50대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전화로 상담부터 주문결제까지 가능하고, 상담원이 원격 제어로 쇼핑을 돕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CJ오쇼핑은 중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여성복 브랜드 ‘에클레어 바이 휘’를 2011년 론칭했다. 현재까지 누적 주문액은 3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CGV는 시니어 전용 프로그램인 ‘CGV 노블레스’를 선보였다. 매월 첫째 화요일에 영화관람 시 ‘웰빙 콤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다양한 혜택이 담긴 ‘노블레스 쿠폰북’을 발행한다.
이처럼 액티브 시니어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데는 50대 이상 인구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총 인구 중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3.7%로 집계됐다. 2020년에는 경제력을 지닌 시니어의 비중이 전체 고령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규모도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장규모는 2010년 44조원에서 2020년 148조원으로 3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후석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향유하고 싶어한다”며 “조용필 콘서트나 세시봉 바람 등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대중문화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새로운 소비계층으로까지 올라서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