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내로라하는 대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을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조금 더 지켜보며 반등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팔아야 한다’는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2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JP모건이 지난달 낸 삼성전자(005930) 리포트 하나로 증권가가 시끌시끌하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장에 큰 파장을 주기도 했지만,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간 기업분석 실력과 문화에 대한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 상징적인 사례였던 탓이다.
우선 실력 차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다수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외국계는 9조원 대에 그쳤다. JP모건은 스마트폰 부품 주문량을 근거로 갤럭시4S의 판매량이 예상에 못 미친다고 추론하고, 이미 6월 초부터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부정적인 기업분석 의견을 쉽사리 내지 못하는 국내 증권사의 분위기도 새삼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매도’ 의견을 거의 내놓지 않는다. 부정적인 분석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얽히고설킨 공생관계 탓이다.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간 해당 기업부터 기함하고 나선다. 주식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기관으로부터 항의에 시달리고, 최대 고객인 자산운용사와의 관계 역시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 결국 불신의 화살은 증권사로 향할 수밖에 없다.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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