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의심 많은` 중국인 사로잡은 금호타이어 상하이점

"위기가 곧 기회다" 서비스 강화로 `재도약`
대리점 매출, 리콜 이전 70~80% 까지 회복
  • 등록 2011-11-08 오후 3:10:37

    수정 2011-11-08 오후 3:59:48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지난 5일 오전 11시, 중국 상하이 린항취 치신루에 위치한 금호타이어(073240) 판매 대리점 `타이어프로`.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말끔한 금호타이어 점퍼를 입은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대리점에 설치된 리프트 기계는 끊임없이 차량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타이어프로는 지난 2008년 4월 중국에 세워진 금호타이어의 첫 번째 대리점으로, 한국인 전주식 사장이 12명의 현지 직원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첫 대리점인 만큼 규모도 남다르다. 커다란 타이어 모양의 장식과 타이어프로라 적힌 대형 간판에 건물은 3층 규모로, 건물면적만 1682m²(약 500평)에 달한다.

1층에는 항공기용, 레이싱용, 런 플렛 타이어를 비롯해, 판매용 일반 타이어와 휠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해놓았다.

타이어 보관창고도 눈길을 끌었다. 제품별로 나란히 정돈돼 있는 제품들과 다른 공간에 비해 한결 쾌적한 느낌의 이곳은 금호타이어 본사에서도 인정하는 보관소다.
▲ 금호타이어 상하이 타이어프로
전 사장은 "항상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타이어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변형은 물론 수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곳곳에 환풍기를 설치해 이 건물 내에서는 타이어 대리점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특유의 고무냄새가 전혀 나질 않았다.

2층으로 올라가보니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타이어 교체 작업 과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고객 라운지가 마련돼 있었다.

PC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설치돼 있는 이곳은 마치 국내 수입차 서비스센터의 고객 라운지를 방불케 했다.

다만 중국 고객들은 의심이 많아 2층 라운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게 대리점측 설명이다. 실제 이날 차량을 맡긴 고객들은 전부 타이어 교체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전 사장을 비롯한 대리점 직원들은 2층에 마련된 라운지로 고객들을 끊임없이 유도하고 있다. 작업 과정은 2층에서도 볼 수 있으니 서비스를 체험해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중국 현지에서 발생한 `금호타이어 리콜 사태`와도 연관이 깊다. 살아남기 위해선 대리점에서도 보다 획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공감한 것.

리콜 이후 톈진시 질검총국(한국의 기술표준원 해당)에서 문제가 된 타이어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안전문제는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 1층 타이어보관소
전 사장은 "나쁜 소식은 정말 빨리 퍼진다"며 "보도가 나간 이후 4월부터는 대리점을 찾는 손님이 뜸할 정도로 힘든 상황의 연속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련한 대응책이 바로 `고객 서비스 강화`였다. 고객과의 접점인 대리점에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을 끌어 들인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곳에는 한국 정비소에서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중국 상하이에는 2대 뿐인 타이어 다이내믹 밸런스 측정기를 설치해 안전상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또 대리점을 방문한 고객들을 사장이 직접 만나 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모두 책임질 테니 금호타이어 제품을 써보라고 일일이 권유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노력은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 사장은 "본사의 마케팅 활동과 대리점 차원의 노력으로 한 달에 약 5~7%씩 매출이 회복되고 있다"며 "현재는 리콜 이전 70~80%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김형우 금호타이어 중국본부 마케팅 담당 상무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긴 하지만 보다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중국 고객들에게 서서히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중국 현지 도로상황에 맞는 현지전략형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 내 판매 회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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