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새책)신의 비밀인가, 인간의 확률인가

`우연의 일치, 신의 비밀인가 인간의 확률인가`
  • 등록 2006-09-26 오후 4:05:04

    수정 2006-09-26 오후 4:12:56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1955년 제임스 딘은 애차 포르셰 스파이더가 도로에서 튕겨나가는 사고로 인해 사망한다. 차는 차고로 운반됐는데 그 와중에 정비사에게 떨어져 다리를 부러뜨렸다. 한 의사가 그 차의 엔진을 사서 자신의 레이싱 카에 끼워 넣었다. 그는 레이스 도중에 충돌사고를 일으켜 죽었다. 역시 같은 레이스에서 딘의 차에서 빼낸 구동축을 끼워 넣은 차도 사고를 일으켜 그 운전자 역시 사망했다. 차체가 전시장에 나왔는데 그 전시룸은 화재로 타버렸다. 그 후 새크라멘토에서 다시 전시되던 중 차체가 전시대에서 떨어져 구경하던 사람의 고관절을 부러뜨렸다. 차는 오리건 주로 수송되지만 그곳에서도 받침대를 무너뜨리고 가게 윈도우를 가루로 만들었다.

미국 작가 모건 로버트슨은 1898년 `타이탄 호의 침몰, 혹은 부질없음`이라는 중편소설을 집필했다. 14년 뒤 타이타닉호가 침몰했다. 소설 속 타이탄 호와 타이타닉호는 침몰한 달, 승객과 승무원수, 구명보트 수는 물론 빙산 충돌시의 속력까지 같았다.


우연의 일치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누군가에게는 얼토당토 않은 행운을, 누군가에게는 끝없이 이어지는 저주와 비극을 쏘아댄다. 어떤 이는 거액의 복권에 몇 차례씩 당첨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벼락을 7번이나 맞는다.

마치 우주가 "그렇다"고 외치는 것과 같은 우연의 일치는 보이지 않는 외부의 어떤 힘이 우리의 운명에 닿는 오싹함을 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우연의 일치에 열광한다. 이 보이지 않는 힘이 우리의 복잡한 삶을 말끔하게 펴줄 것 같은 기대 때문.

새책 `우연의 일치, 신의 비밀인가 인간의 확률인가(Beyond Coincidence)`는 바로 그 우연의 일치에 관한 이야기. 그간 인류가 겪은 우연의 일치를 흥미진진하게 통찰한다.

신화와 종교, 문학과 예술, 확률과 과학 등을 종횡무진으로 살피며 칼 융, 볼프강 파울리, 아서 케슬러 등 세계적인 지성들이 내놓은 깊은 해석에 대해 정리한다. 타이타닉호에 얽힌 이야기, 피라미드의 저주 등 잘 알려진 이야기부터 신문 한구석에 실릴 법한 기이한 사건까지 우연의 일치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흥미로운 한 가지. 우연, 곧 운을 믿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비합리적인 낙관론자가 우울증 환자보다 인생에서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그들은 염려하고 조심조심하는 우울증 환자보다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기 때문이다.

현실은 우리를 기쁘게 하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한다. 비합리적이면 어떤가. 교통사고 확률을 실제보다 낮게 생각하고, 복권에 당첨될 확률을 실제보다 높게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면 말이다.

저자는 영국 BBC 라디오 프로듀서인 브라이언 킹과 저널리스트 마틴 플리머. 김희주 옮김. 수희재.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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