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학선기자] 채권금리가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약보합 마감했다. 금통위에서 부동산 문제 등을 거론할 경우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채권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점도 부담이 됐다. 다른 종목에 비해 값이 덜 오른 장기물은 사자수요가 있었으나 중단기물은 그렇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위험관리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밀리면 사자는 대기매수로 인해 금리 오름폭은 크지 않았다.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금리가 올라도 큰 폭 오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힘을 발휘했다.
시장을 흔들 변수는 많지 않았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동향이 관심을 끌었으나 현물시장은 비교적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장외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5-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오른 3.66%로 거랠 마감했다. 고점은 3.66%, 저점은 3.64%였다. 국고채 5년물 4-7호는 1bp 상승한 3.79%, 국고채 10년물은 1bp 하락한 4.20%를 기록했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84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국고5-1호가 8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고 국고4-7호가 65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국고4-6호는 1200억원 정도 손바뀜이 있었고 나머지 종목은 거래대금이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보합인 3.65%였다. 국고채 5년물도 전날과 같은 3.78%를 기록했다. 국고채 10년물은 1bp 하락한 4.20%였다.
통안증권 2년물과 통안증권 364일물은 각각 보합인 3.67%, 3.57%를 기록했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는 보합인 4.06%, BBB-는 1bp 상승한 8.02%로 고시됐다.
◇금리바닥 인식 `솔솔`
가격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참가자들 사이에 금리 바닥 인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채권시장 강세를 이끌어온 경기둔화 약발이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참가자들은 추가적인 경기둔화 신호가 뒷받침되지 않는한 단단한 저항선인 3.60%를 깨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 투신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경기회복 지연은 가격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며 "펀더멘털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는 한 3.5%대에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수급이나 펀더멘털로 인해 대기매수가 풍부하지만 장단기 스프레드가 지나치게 좁혀지는 등 부담이 있다"며 "기간조정이나 가격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덧붙였다.
◇시장, 외부충격에 취약
일부에서는 채권시장이 과열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을 경고했다. 금리가 오름세로 방향을 틀면 손실폭이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다른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지난주부터 10년물 랠리가 나타나며 콜대비 국고10년 스프레드가 미국 국채 10년물과 연방기준금리 스프레드와 같아졌다"며 "2년물 3년물이 밀려도 10년물은 강한데, 먹을 게 그것밖에 없다는 절박함이나 전염성 탐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2년물, 3년물로 캐리를 한다해도 금리가 1년물 은행채 수준밖에 되지 않아 캐리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크지 않다"며 "금리는 어느정도 올만큼 왔고 시장도 외부충격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채권시장이 절대금리가 높은 5년물과 10년물 등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시장이 돌아설 경우 상당한 대가를 치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