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수능 언급한 이유는…‘사교육 카르텔’ 경계(종합)

전날 이주호 부총리 현안 보고서 강조
“공교육서 안 배운 내용 수능 출제 배제해야”
대통령실, 수험생 우려에 구체적 발언 공개
尹 “국민들, 교육당국-사교육 산업 한통속 생각”
  • 등록 2023-06-16 오후 2:30:20

    수정 2023-06-16 오후 2:30:2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를 언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사교육비 부담과 관련 카르텔을 경계하고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 목소리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5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부총리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출제하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 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수능 관련 부분은 이날 예정됐던 교육개혁 보고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윤 대통령이 별도로 지시했다고 이 부총리는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교육부 등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을 겨냥해 사실상 ‘카르텔’로 규정하면서 사교육 문제에 대해 개혁의 칼을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추진 중인 3대 개혁(교육·노동·연금) 중 교육개혁 분야에서는 사교육 개혁을 ‘1차 과제’로 꼽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은 16일 수능이 수험생 뿐 아니라 학무모에게도 민감한 사안이자 2024년 대입 수능이 우려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전날 이 부총리에게 언급한 구체적인 발언 내용까지 소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어제 이주호 부총리에게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다”라며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라는 표현은 전날 브리핑에 없던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또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분야이지만, 학교 교육을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선택의 자유로서 정부가 막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은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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