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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 얘기다. 10일(현지시간) CNN은 앤드루 왕자가 20여년 전 미성년자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앤드루 왕자는 지난 2019년 같은 혐의로 수감 중 목을 매 자살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다.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한 고소장은 전날 뉴욕 연방법원에 접수됐다. 고소인은 미국 국적의 버지니아 주프레(38)이다. 고소장에서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 맨해튼과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엡스타인의 대저택과 런던에서 세 차례 성폭행 및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17세이던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가 자신의 나이와 성매매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동의 없이 성폭행했다고 했다. 엡스타인의 여자친구인 길레인 맥스웰이 주프레를 불러 앤드루 왕자와의 성관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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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버킹엄 궁전은 주프레의 주장을 부인했다. 앤드루 왕자도 같은해 BBC에 출연해 “그런 여자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했지만, 주프레는 앤드루 왕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앤드루 왕자는 왕실 임무에서 물러난 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앤드루 왕자는 대학에 가는 대신 영국 해군에 입대해 1982년에는 아르헨티나와의 전쟁에서 포클랜드 제도 탈환 임무를 맡아 영국 해군 조종사로 참전했다. 1986년에는 형수인 다이애나빈의 친구 사라 퍼거슨을 만나 1980년대 가장 주목받는 부부가 됐다. 결혼식을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만 수억 명에 달했다. 퍼거슨과는 1992년 별거했고 1996년 이혼했다.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을 만난 건 1999년이다.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드러나자 앤드루 왕자는 “1년에 한두 번밖에 그를 본 적이 없다. 혐의를 목격하거나 의심한 적이 없다”면서도 “엡스타인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계속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