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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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 억제력의 핵심인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가 ‘상시 배치’가 아닌 ‘순환 배치 확대’ 정도로 합의됐다. 가장 수위가 낮은 단계의 단어라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해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하고, 다양한 억제 방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그 의미 때문에 논란이 됐다. 처음 미국과 전략무기 ‘전개’ 협상을 했다가 이후 ‘상시·순환 배치’, ‘정례적 배치 강화’, ‘순환배치 확대’로 협상 용어가 계속 바뀌었다.
국방부는 당초 지난 해 SCM에서 ‘상시·순환 배치’를 공동성명에 포함시키려다 미측의 반대로 이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이후 수위를 낮춰 ‘정례 배치’라고 얘기했다가, 이번 SCM 공동성명에는 가장 낮은 단계의 뉘앙스인 ‘순환 배치’로 용어를 최종 확정했다.
| 태평양 괌의 미국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달 10일(현지시간) 오후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로 향하기 위해 출격하고 있다. [사진=미 태평양 공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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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주장한 전략자산의 ‘상시·순환 배치’(permanent deployment on a rotational basis)라는 문구는 B-1B·B-52·B-2 폭격기와 항공모함, 핵추진 잠수함, F-22·F-35 스텔스전투기 등의 전략자산이 지속적으로 번갈아 가며 한반도에 일정 시간 주둔한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지난 해 SCM 당시 이 문구를 합의문 초안에 넣었다가 미측의 반대로 막판에 빠졌다. ‘상시’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그동안 정례 배치(regular basis) 개념을 사용했다. 이를 국방부는 “지속적으로, 수시로 투입한다”는 의미로 설명했다. 상시 배치 보다는 강제성이 한 단계 낮다.
하지만 이번 SCM에서는 ‘순환 배치’(rotational deployment)를 확대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순환 배치 확대라는 말 속에는 출동 빈도와 배치 기간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면서 “일정 기간 한반도 내 항구나 공항에 머물 수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F-22와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의 전략무기가 단순히 왔다가 돌아가는 것도 순환 배치라는 얘기다. 그동안 국방부는 미 전략무기가 한반도 상공을 훑고 지나가는 경우에는 배치가 아닌 ‘전개’라는 단어를 썼다. 앞으로는 전개 형태도 순환 배치에 포함키로 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SCM의 뼈아픈 경험 때문에 이번에 용어를 다시 정리하며 순환배치 확대로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