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에 안착하면서 중동 국가들이 중단했던 대규모 시설 투자에 다시 나서고 있다. 오만석유공사와 쿠웨이트는 최근 공동으로 56억달러 규모의 두쿰(Duqm) 정유공장 발주를 재개했다. 2013년부터 추진됐으나 저유가와 맞물려 사업자 선정이 지연됐던 이 프로젝트의 상업제안서 제출 마감일이 오는 20일로 확정된 것이다. 1단계 사업 입찰에는 GS건설(006360)과 대우건설(047040), 2단계 사업 입찰에는 현대건설(000720)과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단됐던 바레인의 밥코 시트라 정유공사 프로젝트도 입찰을 준비 중이다. 50억 달러 규모의 밥코 프로젝트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 JGC와 손을 잡은 GS건설, 프랑스 테크닙과 컨소시엄을 꾸린 삼성엔지니어링도 입찰에 도전한다.
2010년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서부텍사스유(WTI)가 지난해 1월 26.21달러까지 떨어졌다. 원유 생산이 국가 경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 국가들이 대형 플랜트 사업을 중단하는 등 재정난에 시달렸다. 오일머니에 힘입어 2010년 716억 달러에 달했던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 287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하는 등 산유국이 공급을 조이자 유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건설담당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화된 중동 국가의 발주와 국내 건설업체의 수주 수요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올해 해외 수주액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주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해외건설 입찰시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며 발주자 우위시장이 만들어졌다. 중동 발주자는 금액이나 공기를 시공자에게 전가했고 국내 건설업체들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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