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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선개입 의혹을 받는 국정원에 대한 감사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적절하다”고 했던 바로 전날 발언보다 다소 적극적으로 바뀐 것이다.
양건 전 감사원장과 청와대간 갈등설도 이날 도마에 올랐다. 다만 당사자인 양 전 감사원장은 이날 청문회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찬현 “국정원 감사 검토하겠다”
황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국정원의 국가기밀 감사는 거부할 수 있지만 직무와 관련한 감찰은 할 용의가 있느냐’는 김기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정원 감사는 법적 제한이나 감사 기술적인 고려를 통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는 ‘가능한 범위 내’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감사원이 재판에 계류된 사안에 대해 직무감찰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단호한 모습을 보였던 전날 청문회와는 차이가 났다. 국정원 감사에 대한 황 후보자의 태도가 다소 적극적으로 바뀐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의원이 ‘공직자가 검토하겠다는 것은 안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재차 압박하자, 황 후보자는 “수차례 말했지만 후보자 입장에서 (하겠다 안하겠다 하는 식으로) 사안을 단정적인 것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한발 물러섰다.
황 후보자는 또 동양사태에 대해서도 감사할 것이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도 “사전조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감사요건이 되면 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사태로 4만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고 국정감사 때도 금융당국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아직도 검토한다고 하느냐’고 다시 묻자, 황 후보자는 “적극 검토한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청와대-양건 갈등설도 도마
다만 감사원 측은 이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호 사무총장은 이날 ‘양 전 원장이 장 교수 선임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으로 사퇴했느냐”는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팩트(사실)가 아니라고 본다”고 답변했다.
다만 김 사무총장은 장 교수의 감사위원 제청에 대해 청와대가 관여했음은 인정했다. 그는 ‘장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자체 추천했나 아니면 청와대에서 요청이 들어온 것인가’라고 묻는 김기식 의원의 질의에 “자체 추천에는 없었던 인물”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청와대 요청으로 제청하는 것은 제청권 원칙상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정치적 후폭풍의 중심에 선 부담감 때문인지 양 전 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는 출석하지 않았다. 양 전 원장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 사무총장은 ‘양 전 원장의 사퇴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추측이나 짐작으로 말하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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