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수도권 `활활` 지방 `꽁꽁`

4·5월 지방 분양아파트 13곳..모두 미달
수도권서도 송도·청라만 `반짝`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될 것"
  • 등록 2009-05-14 오후 3:54:27

    수정 2009-05-14 오후 3:54:27

[이데일리 박성호 김자영기자] 수도권과 지방, 같은 수도권 내에서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분양가가 주변보다 싸거나 입지가 월등한 지역에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는 반면 그 반대의 경우에는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특히 지방 분양시장은 입지나 분양가, 브랜드 인지도 등에 상관없이 대부분 청약접수 미달 사태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이 거세져 `분양시장 양극화`는 당분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분양시장, 수도권-지방·인기지역-비인기지역 양극화 뚜렷

지난 13일 포스코건설의 `송도 더샾 하버뷰Ⅱ`(504가구)의 1순위 청약접수에는 총 3만여명의 접수자가 몰려 평균 59.9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특히 99㎡(전용면적 기준)형은 285대 1이라는 올해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송도 더샾 하버뷰Ⅱ`의 분양 성공은 주변보다 20%가량 저렴한 분양가, 경제자유구역이라는 개발호재, 양도소득세 100% 감면 등의 규제완화,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 4가지 요소가 어우러져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분양에 나섰던 수도권 타 지역 아파트는 청약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2일부터 청약접수를 시작한 경기도 화성시 송산 코스코밸리는 180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단 10명만이 청약 접수를 마쳤을 뿐이다. 송산 그린시티, 경제자유구역 추진 등의 개발호재가 있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지난 4월말 분양한 파주신도시 `한양 수자인` 역시 일부 주택형을 제외하고 3순위 청약까지 받았지만 대부분이 미달됐다.

지방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4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에 나섰던 아파트는 총 13곳. 이 중에서 순위내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일부 아파트는 `청약률 제로` 사태도 벌어졌다.

지난달 16일부터 4일간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서 분양한 `대성베르힐`아파트는 354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보다 열흘 먼저 경북 김천시에서 분양한 `동원미라클` 아파트(38가구)와 같은 시기에 경남 사천시에서 분양한 `죽림아리안`(176가구) 역시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 분양시장 활성화 `시기상조`.."양극화 더욱 심해질 것"

이렇듯 분양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최근의 경기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수요자들이 `보다 싸고 입지가 좋은 아파트`만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  

게다가 최근들어 회복세를 보이지만 주식이나 펀드 등 다른 재테크 수단에 대한 불신이 강해져 `부동산 불패` 심리가 되살아나 시중 자본이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것도 이런 `양극화`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돈이 보다 수익률이 좋은 투자처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의 이영호 팀장은 "불경기일수록 사람들은 돈 벌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기 마련"이라며 "작년 부동산 침체기에 아파트값이 급락했던 사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최근에는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재와 같은 경제상황이 계속될 경우 분양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입지, 분양가 등에서 월등한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까지 발표되면서 향후 민간 분양시장은 더욱 `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본다"며 "지방과 수도권 비인기지역을 외면하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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