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디리스킹' 대중 전략 발표…中 "獨기업 곤경 빠질 것"

독일 첫 對중국 전략 발표…"中의존도 심화"
"디커플링 추구 않지만 디리스킹은 매우 시급"
中 "독일 기업 곤경 빠뜨려 역효과만 낼 것" 반발
EU 영향 주목…"각국 별도로 中과 관계 정해야" 압박
  • 등록 2023-07-14 오후 3:05:30

    수정 2023-07-14 오후 3:05:30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독일이 13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디리스킹(위험제거)를 지향한다는 내용의 첫 대(對)중국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중국은 “역효과만 낼 것”이라고 반발하며 오히려 독일 기업이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연합정부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외무부가 작성한 64페이지 분량의 대중 전략 보고서를 의결했다. 이는 독일 정부 차원에서 마련된 첫 대중 외교 전략방안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은 독일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중국에 대한 독일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디리스킹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 정부는 중국에 노출된 기업 관련 리스크를 적시에 파악하고 분석할 것”이라며 “중국이 공정 경쟁을 한다면 우리는 중국의 경제 발전을 막을 의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독일 기업들에도 “중국과 관련된 위험을 면밀히 주목할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구속력 있는 목표나 요구 사항은 제시하지 않았다.

독일 정부는 또 “중국은 기후변화와 팬데믹 등 글로벌 도전을 해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면서도 “중국이 체제의 라이벌로서 일당독재 체제의 이익에 의거해 국제질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대만해협의 안보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며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가 중요하고, 상황은 오직 평화적인 수단과 상호 동의를 통해서만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독일주재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독일이 이성적이고 객관적이길 바란다”며 “이념적 편견과 경쟁 불안에 기반한 디리스킹 전략은 역효과만 내고 인위적으로 위험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T)도 전문가를 인용해 “독일 기업들은 항상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실용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디리스킹 전략은) 자국 기업들을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중국을 파트너이자 체제적 경쟁자로 규정한 독일의 대중 전략이 유럽연합(EU)의 입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주목했다. GT는 “유럽 국가들은 독일의 ‘중국 전략’에 관계없이 자국의 상황에 따라 중국과의 관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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