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로나보다 무서워"…백신 부작용에 예약 '갈팡질팡'

만 18~49세 백신 사전예약률 60.3%
정부 목표 70%…청·장년층 신청 관건
"부작용 너무 무서워…예약 망설여져"
"사회경제 효과…백신 접종률 높여야"
  • 등록 2021-08-18 오전 11:01:15

    수정 2021-08-19 오전 7:07:40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코로나19 걸리는 것보다 백신 부작용이 더 무서워요. 그렇다고 백신을 안 맞자니 이기적인 사람이 된 느낌이에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게 치솟는 가운데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접종을 기피하는 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만 18~49세 국민을 대상으로 ‘10부제’ 사전 예약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예약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은 탓에 정부가 애초 목표했던 예약률 7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델타 변이’ 확산을 막고 본인과 주변사람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코로나보다 무서워...백신 부작용에 예약 갈팡질팡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부작용 무서워”…예약 망설이는 2030 젊은층

지난 9일부터 만 18~49세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10부제’ 예약이 시작된 이후 사전 예약률이 17일 0시 기준 60.3%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최소 기대치인 70%보다 약 10%가량 못 미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당초 예고했던 11월보다 한 달 앞선 10월 말까지 전 국민의 70%가 백신 2차 접종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코로나19 서울시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접종 완료율과 사전예약률을 합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향이 70%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다소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실제로 10명 중의 약 4명이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았듯이 이 중 다수가 백신 부작용 때문에 접종을 꺼린다고 털어놨다. 체육 강사인 오모(28·여)씨는 “주변 지인들이 백신을 맞고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며 부작용을 호소했다”며 “몸을 자주 움직이는 직업인데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생기면 생계는 누가 책임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모(25·여)씨도 “어머니가 백신 맞은 팔이 붓고 열이 나시는 걸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대부분 (백신 예약을) 신청하는 분위기라 일단 했는데 취소할지 고민 중”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13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권고연령을 50세 이상으로 유지하되, 잔여 백신에 한해 ‘30세 이상’으로 내린 바 있는데, 이처럼 방역당국의 오락가락한 기준에 혼란스럽다고 고백한 이들도 있었다. 정모(26·남)씨는 “개발된 지 얼마 안 된 신약이니까 안전이 제대로 검증된 건지 의문스럽다”며 “기준이 자주 바뀌니까 예약을 안 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예약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 종사자 김모(22·여)씨도 “백신을 안 맞고 싶은데 직업 특성상 반강제로 맞는 것”이라며 “가벼운 통증도 겪고 싶지 않아 백신을 안 맞을 수 있다면 예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의 모습. (사진=코로나19예방접종사전예약 홈페이지 캡처)
“사회경제적 효과까지 기대…정부는 목표치 달성해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접종을 마치고 면역 형성 기간인 14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는 ‘돌파 감염’ 추정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돌파 감염 추정 사례는 누적 2111명으로 국내 접종 완료자의 0.03%를 차지했다. 이 중 30대 발생률이 가장 높았으며, 연령대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률은 감소했다. 방역당국이 위중증 및 사망 확률이 미접종자와 비교해 낮다고 발표했지만, 일부는 본인이 부작용의 당사자가 될까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7월 중순에 AZ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는 60대 김모씨는 “백신 맞은 팔에 감각이 없어 16일 대학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며 “1차에는 가벼운 통증이 없어 걱정을 안 했는데 큰 병으로 이어질까 두렵다”며 초조해했다.

아버지가 백신을 맞고 고생하신 걸 보고 백신 예약을 취소했다는 김모(24·여)씨는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니) 코로나19 걸리는 것보다 백신 맞는 게 더 무섭다”며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례를 보니 백신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백신을 맞아도 이득이 없어 접종을 안 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이모(23·남)씨는 “백신을 맞아도 어떤 인센티브도 없는데 굳이 맞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은 백신 접종자에게 복권을 나눠주는 ‘백신 복권’을 도입하는 등 각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는 백신을 맞으면 사회경제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정부가 목표치 달성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의학적·사회경제적 효과까지 발생한다”며 “미국의 인센티브 제도도 좋지만 개별 기업체에서 페널티를 적용하는 등 접종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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