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 찾는 '급성췌장염' 내장지방 많고 근육 적은 사람 더 위험

내장지방 및 근육양 측정, 급성췌장염 상관관계 첫 증명
  • 등록 2017-03-29 오전 9:58:14

    수정 2017-03-29 오전 9:58:1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급성췌장염 환자가 치료후 예후가 더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급성췌장염은 흔한 염증성 질환으로 대부분의 환자가 극심한 복통 때문에 응급실로 실려 오게 되며 비만이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췌장염 환자는 진단 목적으로 복부CT를 촬영하는데, 이를 특수 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피하 및 내장지방의 양과 근육의 양을 측정하고 췌장염의 예후와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명규· 이인석 · 윤승배 교수팀이 서울성모병원에서 7년간 (2009~2015년) 급성췌장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203명을 분석한 결과 중증 6.4%(13명), 중등도 30.5%(62명), 경증 63.1%(128명) 이었다.

ROC curves 통계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그동안 알려진 체중이나 체질량보다 ‘골격근 대비 내장지방의 양의 비’가 중등도 이상의 급성췌장염을 예측하는데 있어서 더 유용함을 확인했다.

내장지방과 골격근의 면적을 비교했을 때 내장지방이 골격근보다 면적이 넓은 사람의 장기부전과 사망률은 12.5%와 3.4%로 그렇지 않은 사람의 1.7%, 0%보다 높고, 국소합병증, 입원기간도 유의하게 높았다. 급성 췌장염은 위장의 뒤쪽, 등뼈 바로 앞에 있는 췌장에 갑자기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췌장은 많은 소화 효소를 분비해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시키며, 인슐린,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췌장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완전 치유되어 췌장 기능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간혹 중증이나 반복되는 췌장염이 발생하면 만성췌장염으로 진행되어 췌장의 정상 기능을 잃게 된다.

급성췌장염의 주증상은 복통이다. 지속적인 명치 부위 및 배꼽 주위에 통증이 나타나고 종종 등이나 가슴, 옆구리, 하복부 등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치료는 급성췌장염의 경우 금식, 통증 조절과 수액 치료 등의 방법이 동원된다. 때에 따라 금주 및 내시경적·수술적 치료 등이 필요할 때도 있다.

급성 췌장염은 순한 질환이지만 환자 5명 중 1명은 질환이 심각한 단계로 진행되고, 이 중 10~2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심각한 단계로 진행될 경우 집중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질환의 중증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내 지방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눌 수 있다. 내장지방은 체내 장기 내부나 장기와 장기 사이 공간에 관찰되는 지방으로, 일반적으로 내장지방 축적은 피하지방 축적보다 인체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내장 지방의 양을 간편하게 복부 둘레를 통해 확인하기도 하는데, 한국인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자 90cm(35.4인치), 여자 85cm(33.5인치) 이상인 경우 내장 지방이 많은 복부 비만에 해당된다.

윤승배 교수는 “단순히 뚱뚱한 것 보다는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이 적은 사람이 예후가 더 안 좋기 때문에 평상 시에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면 급성 췌장염 같은 급성 염증 질환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췌장학회 및 유럽췌장클럽의 공식 학회지 ‘Pancreatology’ 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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