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저출산과의 전쟁…미니보육·기업탁아시설 확충

보육기금 500억엔.. 여성 사회 진출 돕고 인구 감소 막겠다
청년 소득 불안정 여전…근본적 해결책 못된다는 지적도
  • 등록 2015-11-01 오후 3:28:36

    수정 2015-11-01 오후 3:28:3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이 저출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니 보육 기관을 늘리고 기업 내 탁아 시설을 확충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을 사회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미니보육 시설 확충과 기업보육 지원을 위해 올해 추경과 내년도 예산에서 500억엔을 편성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니 보육시설은 어린이집 용지 확보가 어려운 도심지역에서 아파트, 맨션 등을 이용해 0~2세 아이들을 돌보는 곳을 일컫는다. 일반 보육시설은 20명 이상의 아이들을 수용하지만 미니보육시설은 6명만 되도 개원할 수 있다. 이에 최근 도쿄나 오사카, 사이타마 등 신혼부부나 30대 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니보육 사업자에게 건물 건축비를 지원해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건설비용 중 50%를 국가가 대고 25%는 시나 구 등 지자체가 부담한다. 25%만 사업자가 마련하면 미니 보육시설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

회사 내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기업에도 공사 자금을 지원하고, 운영 자금 지원도 기존 5년에서 연장하기로 했다. 또 여유 인원이 있는 기업 보육시설에 한해 주변 지역 아이들을 수용하면 보조금 규모를 확대한다.

현재 일본 내 보육시설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아이들은 2만3000명에 달한다. 특히 이 중 85%가 0~2세 아이들이다.

일본 정부는 2세 이하의 아이를 돌보는 미니 보육시설이 늘어나고 회사 내 믿고 맡길만한 탁아 시설이 확대되면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베 정부가 내세운 ‘일억 총활약 사회’(일본 인구 전체가 활약하는 사회)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출산율을 높여 ‘늙어가는’ 일본을 막겠다는 의도도 있다.

지난해 기준 일본 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이하 합계출산율)가 1.4명 수준으로 프랑스(1.99명)와 미국(1.86명) 영국(1. 83명)보다 낮다. 지금 추세라면 1억2000만명인 일본의 인구는 2050년 9700만명, 2100년 5000만명으로 줄어든다.

육아 보육 대책을 강화해 2020년까지 합계 출산율을 1.8명 수준으로 높이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아베 정부는 지난달 개각을 맞아 50년 후에도 현재 인구인 1억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정책은 국가가 대규모 시설을 직접 만들기보다 기업과 민간사업자를 활용한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용이나 소득의 불안정성이 커지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결혼과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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