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하며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20%P 인상에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반대하지만 국회는 치열한 논의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안타까운 (재정)사연과 국민의 목소리를 감안하면 국회도 지자체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내년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 정부안(국고보조율 서울 30%·다른 지자체 60%)을 거부하고 보육법 개정안(국고보조율 서울 40%·다른 지자체 70%)을 기준으로 편성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기초연금 재원분담에서 기존 분담비율을 적용하는 나름의 ‘성의’를 보였다”며 “보육법 통과를 위해 정치권과도 원할히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시장은 “사회복지 예산은 점진적으로 확대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면서도 “중앙정부 복지정책을 시가 매칭으로 하다보니 (예산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내년 사회복지 예산은 순계예산(실제 가용예산)의 32%를 차지한다.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예산이 크게 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다음은 ‘서울시 2014년 예산안’에 대해 박 시장과 주고받은 일문일답.
-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을 40%로 예산을 편성했는데 만약 정부안인 30% 기준으로 법령이 통과되면 어떻게 할 건가.
▲보육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이미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지금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가 이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본다.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은 서울시만 아니라 경기도 등 모든 지방정부에 해당이 된다. 시도지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정부에 간곡히 개정안 통과를 요청하고 있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서울시 기준) ‘40% 인상’이 될 게 확실하다고 본다. 지방정부의 안타까운 사연과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면 국회도 (지자체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 내년에 세입이 많이 줄어든다고 했는데 성장률 전망치는 얼마로 잡았나.
- 복지예산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든다. 복지에 너무 올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복지예산은 점진적으로 확대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시민 생활을 안정시킬 뿐 아니라 창조경제 기반이 된다고 믿는다. 내년 서울시 예산에서 복지분야가 32%가 됐다. 그렇지만 중앙정부 복지정책 따라 예산을 매칭할 수밖에 없어 늘어난 측면도 있다. 복지예산 확대에 대한 고민이 없지는 안다.
- 예산을 충분히 투입하지 못해 아쉬운 분야가 있을 것 같다.
▲모든 게 아쉽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업이 없다. 서울시가 지금 벌려놓은 공사들이 많다. 기존 공사들을 다 완성하고 싶은데 (재정부담으로) 공사기간 연장 등을 해야 하는 게 아쉽다. 문화·예술·관광 분야의 경우 내년에 오히려 소폭 늘어나기는 했다. 이 분야들이 훨씬 많이 늘어나다면 서울시 미래를 확실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 2015년부터 정부 기초연금 재원은 기존처럼 30% 부담할 건가 아니면 10% 부담할 건가.
▲내년 예산에는 기존 분담비율인 30%를 반영했다. 2015년 문제는 지금 고민할 여력이 없다.
- 내년 예산에 뉴타운 매몰비용이 대폭 줄었다. 뉴타운사업 해제가 많을텐데 매몰비용 처리를 미루는 이유는 뭔가.
- 도로·교통·산업 인프라는 예산이 크게 줄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지난해 예산에서 5000억 늘었고 금년에도 1000억 늘었다. 중요한 SOC 예산은 이미 반영했다. 한 사업이 완성되면 예산이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 사업이 끝나면 예산을 줄이고 사업이 생기면 또 늘리는 식으로 하겠다.
- 내년 임대주택 공급량과 예산이 많이 줄었다.
▲예산액과 관계없이 임대주택 공급 8만호 달성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예산은 올해보다 줄이면서 공급호수는 늘이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자치구는 지금 예산편성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자치구에 내려 보내는 돈이 적은 것 아닌가.
▲자치구들은 지금 예산계획 작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가 예산문제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은 워낙 메말라 있다. 최종 열쇠는 중앙정부가 쥐고 있다. 자치구와 함게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