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우려 커지는 부동산PF, 증권사·여전사 단기 자금조달도 불안

[한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
내년 상반기 증권·여전채 단기성 자금 만기도래 규모 46.9조원
중소형 증권사, 채무보증 가능성 높은 PF 비중 74.1%
여전사, 고정이하여신비율 3.9%로 작년말 1.6% 대비 급등
"부동산PF 부실 우려 커질 경우 단기차입 어려워질 수도"
  • 등록 2023-12-28 오전 11:00:00

    수정 2023-12-28 오전 11:00:0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증권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와 관련해 건전성 저하에 따른 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단기성 차입에 따른 차환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진=한국은행
2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도 확대되면서 시장성 차입이 주요 자금조달 경로인 증권사와 여전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차입부채 대비 기업어음(CP), 단기사채,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시장성차입 비중은 증권사 31.5%, 여전사 13.6%로 2020년말 대비 증권사는 5.0%포인트, 여전사는 6.4%포인트 상승했다.

내년 상반기 중 증권·여전채의 만기도래 규모는 46조9000억원으로 올 하반기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은행채 만기도래 규모가 큰 폭 감소하는 점을 고려할 때 증권사와 여전사의 채권 차환에 따른 애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채 발행 확대에 따른 구축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은은 “다만 그간 은행채 순발행 증가시 증권·여전채 순발행 규모가 축소됐던 점을 감안하면 은행이 예·적금 대신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확대할 경우 증권·여전채에 대한 수요가 일부 구축되고 발행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증권사는 부동산PF 부실이 증가할 경우 채무보증 현실화로 인해 보증이행을 위한 자금 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 아울러 부동산PF 대출의 건전성 저하 우려는 여전채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져 여전사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증권사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는 9월말 21조7000억원으로 작년말(22조2000억원) 대비 감소했으나 고정이하비율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채무보증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중·후순위 비중은 중소형사가 74.1%로 종합금융투자회사(29.3%)에 비해 높다. 신용등급 A2 이하 PF-ABCP 금리는 11월말 기준 7.6%로 A1(4.9%) 대비 상당폭 높은 수준이다.

여전사 부동산PF 대출의 대부분(92.5%)을 차지하는 캐피탈사의 경우 신용카드사와의 신용 스프레드 격차가 올해 상당폭 확대됐다. 여전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26조원으로 작년말(26조8000억원) 대비 감소한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폭은 작년말 1.6%에서 올 9월말 3.8%로 확대됐다. 이는 부동산PF 대출 건전성 제고가 지연될 경우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은은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대응 여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되나, 신용도가 높지 않은 증권사와 여전사의 경우 단기시장성 차입에 따른 차환리스크에 한층 유의해야 한다”며 “부동산PF 익스포저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자산건전성 제고 노력과 함께 PF대주단협약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PF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실 우려 PF 사업장에 대해선 채권 금융기관 주도로 채무조정 등 정상화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올 4월 전금융권을 포괄하는 PF대주단협약이 개정, 시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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