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달 안에 집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재차 권고했는데, 본인은 정작 서울 강남의 반포 아파트는 놔두고 청주 아파트만 매물로 내놔 뒷말을 낳고 있다.
김종민 정의당 부대표는 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를 두고 “문재인 정부가 왜 이토록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가는 이 상징적 헤프닝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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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대표는 “자신의 지역구 아파트보다 서울 반포 13평 아파트가 더 소중하다니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헤프닝으로 보기엔 문재인 정부의 속마음이 너무나 결정적으로 들켜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다주택자 부담 강화’라는 말은 보유세 강화로 보인다. 그러나 늘 주택 공급 확대라는 말에 이어서 액세서리처럼 따라 붙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부동산 폭등 가운데 공급이 되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순진한 경제론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지 사실 좀 답답하다”며 “지금은 공급 남발, 거래 규제 강화 등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부동산 투기세력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표는 “결국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현 주무장관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정책실패로부터 지지도가 꺾이는 것이 단순히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 강하게 경고해둔다”고 강조했다.
| 노 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4동 한신서래아파트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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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실장은 전날 스스로 권고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아파트 2채 가운데 1채를 매물로 내놨는데, 시세 3억 원에 가까운 청주 아파트만 내놓고 10억 원 넘는 서울 반포의 아파트는 계속 보유하겠다고 밝히면서 비판을 샀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노 실장이 반포의 아파트를 팔기로 했다고 브리핑했다가 뒤늦게 정정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청와대는 노 실장의 아들이 현재 반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비어 있는 청주 아파트를 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집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비서실장의 두 번째 강력한 경고는 본인 스스로 강남의 집은 계속 갖고 있겠다고 선택하면서 의미를 퇴색시킨 모양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