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50대 노후준비 '비상등'…처분가능소득 5년만에 감소

지난해 4분기 412만원…전년보다 2.9% 줄어들어
5년만에 마이너스…2009년 2Q 이후 최대폭 감소
근로소득 0.1%↓…이자 등 비소비지출은 15.5%↑
  • 등록 2019-03-03 오후 5:40:14

    수정 2019-03-03 오후 5:40:14

조선업 퇴직자와 재취업 희망 중장년이 지난해 10월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8 희망 일자리 박람회’ 참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은퇴를 앞둔 50대의 노후 준비에 ‘비상등’이 켜졌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집계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0대 가구주가 있는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이 5년 만에 감소했다. 감소 폭도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컸다.

이 기간 50대 가구의 월평균 명목 처분가능소득(전국·2인 이상)은 412만192원으로 전년보다 2.4%(10만1594원) 줄었다. 2013년 4분기(0.5% 감소) 이후 정확히 5년 만의 감소다. 감소 폭도 2009년 2분기(2.9% 감소) 이후 9년 반 만에 가장 컸다. 절대적인 액수 역시 2016년 4분기(401만8276원) 이후 가장 적었다.

처분가능소득은 명목 소득에서 세금·연금·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뺀 비용이다. 월급을 받은 후 빠져나갈 돈이 다 빠져나간 후 통장에 찍히는 실질적인 액수다. 처분가능소득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가계의 여력이 줄었다는 뜻이다. 퇴직을 앞둔 50대의 노후 준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 전체의 불안요소다.

50대의 감소가 유독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1년 전보다 2.1% 늘었다. 2015년 2분기(3.1% 증가) 이후 가장 큰 폭 증가였다. 60대 이상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0% 증가, 40대도 6.3% 늘었다. 39세 이하도 줄었지만 감소 폭은 0.1%에 그쳤다.

50대는 가장 많은 인구가 몰려 있는 연령층이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6%에 이른다. 1955∼1963년생을 뜻하는 베이비붐 세대 중 61~62년생도 50대이다.

50대 가구주 가계 분기별 처분가능소득 추이.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제공
50대 가구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3% 안팎 증가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제자리걸음 한 데 이어 4분기엔 5년 만에 마이너스가 됐다.

고용 한파 속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까지 더해졌다. 이 기간 50대 가구 전체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0.1% 줄었다. 역시 5년 만의 감소다. 근로 외 소득을 포함한 전체 소득 역시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50대 가구주 가계 구성원의 취업인원수 감소율도 60대 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최근 자영업 창업의 어려움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볼 수 있다. 과거엔 50대 때 직장에서 퇴직하더라도 자영업자 등으로 제2의 삶을 모색할 수 있었으나 자영업 포화 속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반대로 금융 부담은 늘었다. 50대 가구의 비소비지출은 지난해 4분기 125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5.5%(16만8000원) 늘었다. 특히 이자 비용이 42.2%(4만1000원) 늘었다. 가계부채가 늘어난데다 지난해 금리 인상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50대 가구 평균 금융부채는 9104만원이었다. 40대(997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50대 가구주 가계 2018년 4분기 소득·지출 및 처분가능소득.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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